엑소좀에 투자하는 VC, 주목받는 바이오벤처 기업은

송영두 기자I 2021.05.18 16:58:38

엑소좀, 세포밖 소포체로 신약개발 게임체인저 부상
국내 바이오벤처 기업 다수 엑소좀 치료제 개발 중
VC 최근 3년 동안 엑소좀 기업에 약 1000억원 투자
글로벌 제약사 론자, 엠디뮨 바이오드론 기술 러브콜
독자기술 보유한 엑소코바이오, 일리아스 등 주목

[이데일리 송영두 기자]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는 물론 벤처캐피털(VC)들이 엑소좀 기반 신약개발기업들을 주목하고 있다. 엑소좀은 항염 및 항노화, 피부 재생 등에서 효과를 나타내면서 신약개발 패러다임을 바꿀 게임체인저로 꼽힌다.

엑소좀은 세포 밖 소포체다. 세포가 분비하는 신호정보 전달체로 세포 간 정보 교환을 조절해 약물전달 능력이 우수하고, 재생 치료 효과 등에서 장점을 보인다. 국내외 적으로 엑소좀 기반 치료제 개발에 나섰다. 글로벌 엑소좀 시장은 2030년 약 2조 6000억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18일 업계에 따르면 국내에서 엑소좀 기반 혁신신약 개발에 나선 곳은 엠디뮨, 엑소코바이오,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브렉소젠, 로제타엑소좀, 엑소좀플러스 등 6곳에 달한다. VC들도 이들 기업에 약 1000억원에 달하는 투자금을 쏟아부었다. 확인된 것만 엠디뮨 116억원,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420억원, 브렉소젠 100억원, 엑소코바이오 425억원, 로제타엑소좀 104억원, 엑소좀플러스 27억원 등이다.

업계는 이 중에서도 독자적인 기술을 보유한 엠디뮨과 엑소코바이오,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에 주목하고 있다.

◇빅파마가 주목한 ‘바이오드론’ 엠디뮨

엑소좀은 차세대 약물전달체로 주목받지만, 세포가 분비하는 양이 적어 사업화에 어려움이 있다. 엠디뮨은 이를 세포로부터 직접 압출 방식에 의해 대량으로 베지클(엑소좀모사체)을 제조하는 특허기술을 확보, 바이오드론 플랫폼 기술을 개발해 극복했다.

엠디뮨 측은 “바이오드론은 다양한 표적화 특성을 갖는 면역세포 및 줄기세포 유래 베지클에 특정 약물을 탑재해 원하는 조직으로 표적화해 전달한다”며 “다른 조직에 미치는 부작용은 획기적으로 감소시키고, 적은 양으로도 치료 효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획기적인 약물전달 플랫폼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제약사 론자도 엠디뮨 바이오드론 기술에 러브콜을 보냈다. 지난해 플러그앤플레이가 주최한 글로벌 스타트업 인큐베이팅 프로그램에서 국내 엑소좀 기업으로는 최초로 론자 파트너로 선정됐다. 론자는 엠디뮨과 바이오드론을 활용한 3개월간의 공동연구를 통해 약물전달 효율성과 상용화 핵심인 보관 및 유통 문제도 해결했다. 엑소좀의 생체 투과율 장점을 유지하면서 생산성, 확장성, 경제성 등의 한계를 극복한 결과라는 평가다. 회사는 현재 만성폐쇄성폐질환, 퇴행성 관절염, 알츠하이머, 항암제 등 다양한 난치성 질환 치료제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글로벌 특허 1위 ‘엑소코바이오’...고효율 엑소좀 분리·정제 원천기술

엑소코바이오는 엑소좀 기반 재생 에스테틱 제품과 신약개발에 나서고 있다. 고순도 고효율 엑소좀 분리 정제 원천기술 ‘ExoSART’를 보유하고 있고, 신약개발에 적합한 고효능 엑소좀 대량생산 특허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내년 2분기에는 200억원을 들여 세계 최대 규모 엑소좀 GMP 공장 건설에도 나선다.

특히 엑소코바이오는 엑소좀 분야 등록 특허와 논문 수에서 세계 1위로 평가받는다. 등록 특허 총 14건, 논문 수 6건으로 글로벌 45개 엑소좀 기업 중 가장 많다. 현재 아토피 피부염 치료제 개발과 재생 에스테틱 제품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올해 초에는 글로벌 엑소좀 분야 최고 권위자인 스웨덴 얀 라트발 박사를 최고과학담당임원(CSO)로 영입했다. 라트발 박사는 글로벌 엑소좀 기업 코디악 바이오사이언스 최고과학자 출신으로 국제엑소좀학회 회장을 역임한 바 있다.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 세계 최초 엑소좀 치료 단백질 탑재 기술 개발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세포가 빛에 반응하는 원리를 통해 엑소좀에 약물을 탑재하는 기술 ‘EXPLOR’를 세계 최초로 개발했다. 기존 기술 대비 효율성과 안정성이 향상됐고, 비용이 저렴하다는 장점이 있다. 세계 최초로 개발된 이 기술은 국내 특허는 물론 미국 등 10여 개국에 특허가 출원됐다.

해당 기술로 개발된 엑소좀치료제 ‘Exo-Target’은 높은 생체적합성, 혈중 안정성, 표적 전달률을 보인다. 특히 약물 탑재는 물론 엑소좀 표면 표지자를 설계·조작해 목적 세포로 전달 가능하다. 또한 회사 측은 “혈중에서 쉽게 분해되거나 항체 생성 부작용을 야기할 수 있는 단백질 의약품을 표적 부위까지 안전하게 보호, 전달함으로써 치료용 단백질이 고기능으로 작동하도록 한다”며 “치료 효과는 높이고 부작용을 낮춰, 난치성 질환 치료의 새로운 장을 열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폐혈증 치료제를 개발 중인 일리아스바이오로직스는 연세의료원, 카이스트와의 공동연구에서 염증반응 억제 단백질을 탑재시킨 엑소좀이 패혈증 치료 효과를 보였고, 동시에 작용기전도 명확하게 밝혔다.

투자업계(IB) 관계자는 “VC들은 시장성이 높으면서도 혁신적인 기술에 주목하고 있다”며 “엑소좀은 글로벌 시장 규모가 빠른 속도로 확대되고 있고, 기술적인 측면에서도 신약 개발의 새로운 트랜드를 이끌 수 있어 관심이 높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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