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한 실험실 유출설 일축한 WHO…"코로나 박쥐 전파"

성채윤 기자I 2021.03.30 14:36:52

"코로나 전파 경로 4개 시나리오" 제시
이 중 실험실 유출설은 추가조사 제외
일각 '의문점 해소 안돼'…中 개입 의혹

(이미지출처=AFP)
[이데일리 성채윤 인턴기자] 세계보건기구(WHO) 조사팀이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중국 내 실험실에서 유출됐을 가능성은 희박하다고 사실상 결론 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AP통신 입수한 WHO 보고서를 보면 WHO 조사팀은 중국 측 전문가들과 함께 지난 1월 중순부터 2월 중순까지 중국 우한에서 현장조사 결과를 진행했으며, 그 결과 4가지 코로나19 전파 경로 시나리오를 제시했다. 지난해부터 제기된 ‘(코로나 바이러스는) 중국 우한 소재 연구소 실험실에서 유출됐다’는 시나리오에 대해 WHO 조사팀은 ‘개연성이 매우 낮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우한 연구소는 안전하게 잘 관리돼 있고 코로나 바이러스를 보유하고 있었다는 증거가 없다’고 설명했다.

앞서 로버트 레드필드 전 미국 질병통제예방센터(CDC) 국장은 지난 26일 CNN방송과 인터뷰에서 사견임을 전제로 코로나19가 발생한 원인으로 ‘실험실에서 유출’ 가능성을 꼽은 바 있다.

가장 개연성이 높은 코로나19 전파 경로는 ‘박쥐에서 다른 동물을 거쳐 전파됐다’는 시나리오라고 WHO 조사팀은 분석했다. 코로나 바이러스에 쉽게 감염될 수 있는 밍크와 고양이가 박쥐에게서 인간으로 바이러스를 전파한 매개체가 됐을 수 있다고 본 것이다.

WHO 조사팀은 ‘냉동식품을 통한 전파’나 ‘중국의 후아난 시장을 통한 전파’ 가능성에 대해선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 수 있으나 발병과는 연관성이 떨어진다고 밝혔다. 후아난 시장은 살아 있는 악어와 쥐, 사슴 등 다양한 동물들을 다뤘다는 점에서 코로나 사태 초기에 전파장소로 의심됐었다. 그러나 조사팀은 시장이 직접적인 전파 매개체가 됐다는 확실한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고 봤다.

조사팀은 결론적으로 실험실 유출 가능성을 제외한 모든 영역에 대해 추가 조사 필요성을 제안했다.

그러나 AP통신은 “여전히 많은 의문점들을 해소해주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WHO 조사팀은 현장 조사 당시 중국 당국의 방해로 제대로 된 조사가 이뤄지지 못했다고 밝힌 바 있다. 특히 여러 차례 결과 공개가 늦어지면서 ‘중국 책임론’을 피하고자 중국 정부가 개입하고 있다는 의혹이 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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