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6일 업계에 따르면 유럽에 생산거점을 둔 SK이노베이션(헝가리 코마룸), LG화학(폴란드 브로츠와프), 삼성SDI(헝가리 괴드) 등 국내 배터리셀 생산업체 3사는 유럽의 코로나19 확산 사태에 맞물려 향후 사태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SK이노베이션과 LG화학은 미국에도 전기차 배터리 생산 거점을 두고 있는 만큼 현지 모니터링을 강화하고 있다. 자칫 감염자 발생으로 인한 셧다운(공장가동 중단)이 벌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올 1분기 실적 악화가 기정사실화된 상황에서 최악의 사태는 막자는 긴장감도 맞물려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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헝가리에 1공장에 이어 현재 2공장을 건설 중인 SK이노베이션은 지금까지는 생산에 큰 문제는 없지만 확산 추이에 따라 사태의 심각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유럽도 코로나19 사태의 시발점이 된 중국의 전철을 밟을 가능성이 높아서다.
실제 중국의 경우 올초 코로나19 확산에 완성차 공장들이 셧다운되거나 가동률을 대폭 줄였다. 글로벌 1위였던 중국 CATL의 점유율이 하락한 것도 이 때문이었다. 하지만 중국 내 자동차 공장 가동률은 아직도 100%를 회복하지 못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업계 관계자는 “국내 업체들의 유럽 배터리 생산법인들은 물량 대부분을 독일, 체코 등으로 보내는데 장기적으로 영향이 있을 수밖에 없다”며 “올해부터 유럽 전기차 모델 출시가 많아지는 시점에서 혹시라도 차질이 생기면 배터리 업체들의 계획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어 “유럽 완성차 공장 내에서 확진자가 나오거나 해당 정부의 셧다운 조치가 이뤄진다면 영향이 더 커질 것”이라며 “특히 폴란드는 이번 주말 일부 물류 제한 등의 조치를 취하면서 LG화학이 다소 영향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LG화학은 폴란드는 현재 주말이기 때문에 세세한 사항은 알 수가 없지만 물류제한 조치가 어느 정도 선까지 진행되는지 모르기 때문에 아직은 예단키 어렵다고 밝혔다. LG화학은 다만 원칙적으로 물류제한이 광범위하게 이뤄진다면 폴란드에서 생산해 나가는 배터리도 악영향을 입을 수밖에 없어 우려가 있는 건 사실이라고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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증권업계에 따르면 산유국 간 치킨게임 등 정유부문에서의 악재까지 겹친 SK이노베이션의 올 1분기 영업손실은 최대 4000억원으로 추정된다. 같은 기간 LG화학의 영업이익 컨센서스(전망치)는 전년 동기보다 33.71% 감소한 1826억원으로 집계됐다. 삼성SDI도 올 1분기 영업이익이 전년 동기대비 60% 감소한 478억원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배터리뿐 아니라 철강 업계에 미치는 파장도 만만치 않은 상황이다. 자동차 판매 부진에 따라 철강제품 중 수익성이 높은 자동차 강판 수요가 급감할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투자증권은 최근 국내 대표 철강기업인 포스코의 올해 1분기 실적 전망치를 매출액 15조6800억원, 영업이익 1조1400억원(2월3일 발표)에서 각각 15조3800억원에 5800억원으로 낮췄다. 영업이익 전망이 불과 한달도 되지 않아 절반 가까이 줄어든 셈이다.
전하늘 한국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로나19로 인한 자동차 생산 차질로 철강제품 판매량이 줄어드는 것은 10%에 불과하다”며 “다만 코로나19가 아시아를 넘어 글로벌로 확산돼 중장기 판매량에까지 타격을 입게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