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 기획재정부·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정부는 석유·가스공사의 경우 비핵심자산을 매각해 핵심자산 위주로 개편하고 민간기업과의 협력을 강화하기로 했다. 광물공사의 경우 △해외자원개발의 단계적 축소 △유관기관과 광물비축·광물산업 지원 기능의 통합 △해외자원개발·광물비축·광물산업지원별 책임사업부제 도입 등을 검토하기로 했다.
◇해외자원개발 명맥 유지..헐값매각, 부채 과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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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업부의 ‘해외자원개발 추진체계 개편방안’ 연구용역(딜로이트)에서 제시된 가스공사와 석유공사의 통폐합 등 고강도 구조조정안은 수용되지 않았다. 신현돈 인하대 에너지공학과 교수는 “한국처럼 자원개발 역사가 짧고 자원 미보유국의 경우 선순환 구조가 갖춰지기 전까지는 공기업의 역할이 절실하다”고 지적했다.
문제는 이 같은 ‘조직 슬림화’ 방식이 제대로 실행되지 않으면 후유증이 크다는 점이다. 지난해 부채비율이 광물자원공사는 6905%, 석유공사는 453%, 가스공사는 321%에 달했다. 2020년까지 이 부채가 계속되면 다음 정권에서 부채를 떠 안게 된다. 딜로이트 측은 연구용역에서 “광물공사는 추가적인 재무개선 방안을 마련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저유가 시기여서 자산이 제때 안 팔릴 수 있고 팔려도 ‘헐값 매각’이 될 우려도 있다. 채희봉 산업부 에너지자원실장은 “매각하려는 비핵심자산 자산 일부가 확정돼 있지만 석유공사의 자산을 가스공사에 넘기는 건 아직 없다”며 “헐값 매각을 방지하고 자산을 효율적으로 구조조정하겠다”고 말했다.
◇하반기 전력개방 논의 본격화..“독점해소”Vs“민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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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능조정안에 따르면 정부는 △전력 소매시장의 규제완화 및 단계적 민간개방 △요금체계 개편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현재는 한전이 전력거래소를 통해 기업이나 소비자들에게 전기를 독점적으로 판매 중이다. 앞으로는 민간기업이 전기를 많이 쓰는 산업현장(대규모 수용가) 등에 한전과 경쟁해 전기를 판매할 수 있게 된다. 이 결과 단일 전기요금제도 사라지게 된다.
채 실장은 “정부가 요금을 규제하기보다는 경쟁하는 방식으로 가게 돼 요금체계가 바뀐다”며 “대수용가 등을 중심으로 (우선 개편)하고 주택용 요금에는 상대적으로 나중에 경쟁을 도입한다”고 말했다.
복잡한 이해관계, 제도개편이 맞물려 있기 때문에 일단 민간기업이 판매 시장에 진입할 수 있도록 규제를 단계적으로 풀어주고, 요금제 개편도 산업·일반용→주택용 순으로 순차적으로 개편하는 셈이다. 이미 기재부와 산업부는 일본의 사례를 주요하게 검토한 상태다.
일본의 경우 2000년 당시 제조공장 등 대규모 수용가(2000kw 이상)부터 단계적 개방을 추진해 올해 4월 시장을 전면개방했다. 산업부는 산업용 전력의 직거래를 활성화하는 전력거래소의 ‘전력시장 운영규칙’ 개정 등도 검토 중이다. (참조 이데일리 5월12일자 <15년만에 전력 독점시장 ‘대못 규제’ 뽑힌다>)
그러나 업계 관계자는 “실적이 하락하게 되는 한전 측이 반발할 것”이라며 “국가기간산업에 대한 민영화 논란, 규제완화 수혜를 받는 대기업 특혜 논란도 불거질 수 있다”고 말했다. 손양훈 인천대 경제학과 교수는 “한전의 독점판매 구조를 어떻게 할지가 본질”이라며 “앞으로 노조, 국회 등에서 여러 의견이 나올텐데 정부가 얼마나 지속적으로 이를 강력하게 추진할 수 있을지가 관전 포인트”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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