X

사죄 앞세운 與 당선자 워크숍…참패 책임론 놓고 계파갈등 격화(종합)

김성곤 기자I 2016.04.26 15:07:54

고개 숙인 원유철·서청원, 총선참패에 고개 숙이며 사죄
김무성 전 대표 불참…이정현·정운천 소개 때만 박수갈채
3시간 이어진 비공개 토론…총선참패 놓고 친박 vs 비박 갈등 노출
차기 원내대표 합의추대 실패…비대위원장은 별도 선출

새누리당 20대 국회 당선자 일동이 26일 국회 본관에서 워크숍에 참석, 총선참패에 대한 사죄의 의미로 90도로 고개를 숙이며 인사를 하고 있다(사진=뉴시스)
[이데일리 김성곤 기자] “반성, 사죄, 환골탈태, 쇄신, 단합…. 그러나 비공개 토론은 계파갈등의 격론장”

새누리당이 26일 국회 본관에서 20대 국회의원 당선자 워크숍을 열었다. 과반의석이 붕괴되고 더불어민주당에 원내 제1당마저 내준 초라한 성적표 앞에서 이날 워크숍은 시종일관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열렸다. 특히 새누리당의 선거운동을 총괄했던 김무성 전 대표는 아예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4년 전인 19대 총선 이후 승리와 축제의 분위기 속에서 당선자 워크숍을 열었던 것과는 정반대였다. 마이크를 잡은 인사들마다 국민에게 고개를 숙이며 총선참패에 사과했다. 박수갈채는 불모지 호남에서 승리한 이정현(전남 순천)·정운천(전북 전주을) 당선자 소개 때가 유일했다. 아울러 비공개 토론에서는 총선참패에 대한 책임론 공방과 더불어 향후 지도부 구성을 놓고 갑론을박을 벌였다.

◇원유철·서청원 등 당 지도부에서 새내기 정치인까지 릴레이 ‘반성’

새누리당의 20대 총선 당선자 워크숍은 한마디로 릴레이 반성문 대회였다. 대표권한대행인 원유철 원내대표와 8선 고지에 오른 현역 최다선인 서청원 의원은 물론 20대 국회 새내기 정치인까지 대국민사과에 나섰다 .

원유철 원내대표는 “새누리당은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를 맞았다. 다시 한 번 진심을 담아 죄송하다는 사죄의 말씀을 드린다”면서 “총선참패로 2당으로 전락했지만 국정을 무한책임지는집권여당으로서 국민에 헌신하겠다는 분골쇄신의 각오를 보여드려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서청원 전 최고위원 역시 “총선참패의 원인 제공자의 한 사람인 지도부로서 정말 국민에게 죄송하다. 이 어려울 때 무엇보다도 우리는 단합하고 단결하는 길밖에는 없다”고 말했다.

지도부뿐만 아니라 최연소 지역·비례 당선자 역시 자성으로 당선 인사를 대신했다. 김성원(43·경기 동두천·연천) 당선자는 “청년들의 평가는 새누리당이 느리고 올드하고 구닥다리라는 것”이라면서 “새누리당이 20·30·40대의 눈높이뿐만 아니라 그들의 속도를 쫓아가야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신보라 당선자는 “‘청년이 티슈도 아니고 왜 선거 때마다 쓰고 버리십니까’라는 문구를 지금도 기억하고 있다”면서 “새누리당도 변화를 해야 할 시점이다. 이제는 청년을 우리 사회의 중요한 키포인트로 놓고 바라봐야 한다”고 주문했다.

◇“총선참패 누구 책임이냐”… 친박 vs 비박, 거센 공방전

그러나 그 때까지였다. 당선자 인사 직후 이어진 비공개 토론에서는 봉숭아학당의 모습을 연출했다. 비공개 토론은 당초 예정됐던 1시간을 훌쩍 넘겨 3시간 가까이 이어질 만큼 격론이 이어졌다. 비박계는 친박계의 2선 후퇴를, 친박계는 김무성 책임론을 거론하며 반발하는 등 거센 후폭풍이 이어졌다고 복수의 참석자들이 전했다. 비박계 이종구 당선자는 “최경환 의원의 초이노믹스와 진박마케팅 때문에 우리가 심판을 받았다”며 “삼보일배를 하든 삭발을 하든 행동으로 사죄하라”고 2선 후퇴를 주문했다. 김용태 의원도 “국민의 뜻을 거스르면 새누리당은 영원히 망할 것”이라고 가세했다. 친박계는 자성모드를 이어갔지만 김무성 전 대표는 정조준했다. 김태흠 의원은 “총선참패의 주연은 김무성 대표이고, 조연은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을 비롯한 공관위원”이라면서“김 전 대표가 상향식 공천을 당론으로 밀어붙였는데 끝나고 당 대표로서 무책임한 행동을 했다. 야반도주 한 것 아니냐”고 비난했다.

아울러 관심을 모았던 차기 원내대표 합의추대 문제는 불발에 그쳤다. 원내대표 경선은 차기 전대를 앞두고 계파간 세대결이 불거질 수 있다는 우려 속에서 합의추대 이야기가 나왔지만 교통정리에 실패하면서 오는 5월 3일 당선자 총회에서 예정대로 선출하기로 결론이 났다. 다만 비대위원장은 차기 원내대표가 겸임하지 않고 별도 선출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한편 새누리당 20대 국회 당선자들은 총선 참패를 반성하고 민심존중을 다짐하는 결의문을 채택했다. 이들은 “민심은 갈등과 분열된 정치를 심판하고 새누리당에 더 큰 반성과 새로운 출발을 강력히 요구했다”면서 “계파와 정파에 매몰된 작은 정치를 극복하고, 민심을 존중하는 ‘민심정치’를 펼쳐나가겠다”고 약속했다.

▶ 관련기사 ◀
☞ “與 당선자 122명 전원, 계파청산 선언해야”
☞ 與비상체제 마비…복당문제도 계파戰 뇌관
☞ 與계파갈등 전면전…초재선 심야반란 “원유철 물러나야”(종합)
☞ ‘회초리 민심 잊었나’ 與, 참패에도 여전한 계파갈등
☞ [총선 D-15]與 선대위 첫 회의서 계파갈등 언행 주의보(종합)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