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김경원 기자] 경기지사 후보군 중 여야의 강력한 후보들이 수면위로 드러났다. 새정치연합 측 김상곤 전 경기도 교육감이 12일 경기지사 출마를 공식 선언하면서 선거열기가 달아오를 전망이다.
김 전 교육감이 이날 출사표를 던지면서 야권은 민주당 측 김진표·원혜영 의원과 함께 단일 후보를 뽑기 위한 경선에 돌입하게 됐다. 여권은 경기지사 예비후보로 남경필·정병국·원유철 의원과 김영선 전 의원 등 4명으로 압축해 놓은 상태다.
◇출마 후 “박정희 전 대통령 참배 않기로”
김 전 교육감은 이날 경기도의회와 국회 의원회관에서 각각 “지난 5년간 경기도 교육감으로 경기교육을 바꾸었듯이 경기도를 바꾸겠다”면서 “복지, 혁신, 일자리의 ‘3’에 평화를 더한 ‘3+1’ 정책으로 경기를 이끌겠다”며 출마 의사를 확실히 했다.
김 전 교육감은 이날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김대중기념사업회 이사장) 여사를 만나면서 공식활동에 들어갔다.
이희호 여사 예방 이후 그는 국립현충원을 방문해 충혼탑에서 참배의식을 거행한 뒤 묘역에 들어가 김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할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고 박정희 전 대통령의 묘역은 참배하지 않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국립현충원을 방문한 이후 14일 봉하마을을 방문해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묘역을 참배하고 권양숙 여사를 예방할 예정이다.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문재인 의원이 박 전 대표의 묘역을 참배하지 않은 것과 비슷한 모양새다. 반면 안철수 무소속 의원이 박 전 대통령의 묘소를 참배했던 것과는 대치되는 행동이다.
김 전 교육감의 출마로 야권의 경기지사 경선은 3파전으로 전개된다. 경선이 본격화하면 경선 룰을 둘러싸고 신경전이 불가피하다. 새정치연합 측의 김 전 교육감이 전략적으로 추대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에 김·원 의원이 경선을 주장하고 있어서다.
◇與 경기지사 후보, ‘4파전’…김 전 교육감 ‘때리기’
여권의 경기지사 후보 경선은 일찌감치 ‘4파전’으로 치러지게 됐다. 남경필 의원이 지난 9일 경기지사 후보 출마를 선언했기 때문이다. 이들 4명의 후보들은 현행 당헌·당규가 규정한 ‘2:3:3:2’(대의원 20%·당원 30%·국민선거인단 30%·여론조사 20%) 룰에 큰 이견을 보이지 않는다.
다만 세부적인 부분에서는 약간씩 차이를 보인다. 남 의원은 ‘현행 룰’로 경선이 치러지길 바라고 있다. 정 의원은 4개 권역을 순회하면서 토론을 한 뒤 한 번에 경선하는 방식을 선호했다. 토론회에 자신 있다는 의미가 엿보인다.
원 의원은 4개 권역별 정책콘서트를 열고, 토론회 직후 표결해 순위를 가르자며 4번의 경선을 주장한다. 이는 즉석에서 표심을 끌어올 수 있다는 자신감의 표현이다. 김 전 의원은 시·군 순회 정책 토론회 이후 투표를 한 뒤 투표 결과를 같은 날 동시에 개표할 것을 주장한다. 당심에 자신이 있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이다.
여당은 당 내 경선을 앞두고 김 전 교육감을 비판하는 목소리도 냈다. 김 전 교육감이 두 차례나 대형 출판기념회를 열고, 기자회견을 번복한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무산급식도 무리한 예산 배정으로 교육관련 시설 등에 투자를 못했다며 딴죽을 걸었다.
함진규 새누리당 대변인은 “도민들에게 편향된 이념을 강요하고 경기도를 편 가르기, 이념갈등의 놀이터로 만들 생각이라며 도지사 출마 자격이 없다”고 비판했다. 그는 “교육감처럼 정치적 중립성을 요구하는 자리가 정치입문의 교두보로 악용돼선 안 된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