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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벨위원회 의장인 안데르스 올손은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은 폭력과 아름다움이라는 ‘불가능한’ 결합을 통해 독자들을 예측 불가능한 세계로 이끈다”며 “그의 문학이 종말론적 서사를 넘어 예술적 창조의 불가해한 행위까지 아우르고 있다”고 강조했다.
크러스너호르커이는 인간 존재의 근원적인 불안과 소외를 마침표 없는 긴 문장과 난해한 문체로 그려왔다. 몰락한 삶의 굴레를 벗어나지 못한 채 악순환을 이루는 절망의 묵시록이 그의 작품에 담긴 주제다. 그는 자신의 작품 세계를 관통하는 종말론적 성향에 대해 “아마도 나는 지옥에서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독자들을 위한 작가인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쉼표와 만연체로 이뤄진 길고 복잡한 문장으로 독자에게 불편함을 준다. 여기에 역사의 거시적인 의미가 아니라 인생의 연약함, 세상의 광대무변함, 그런 세상 속에서 인간이란 어떤 존재인가를 끊임없이 질문하는 것도 그의 작품의 주요한 특징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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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신 출판평론가는 크러스너호르커이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된 것에 대해 “자유주의의 극단적인 팽창, 기계에 종속된 비인간화, 극우적 파시즘으로 치닫는 인종 학살과 전쟁 등 암울한 현실 인식과 비전 없는 미래에 대한 회의주의에 대한 공감이 반영된 결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김 평론가는 “노벨위원회는 (크러스너호르커이의 노벨문학상 수상을 통해) 전 지구가 인본주의의와 낙관론적 이상주의의 붕괴라는 고통을 경험하고 있으며 이에 대한 반성이 필요함을 폭로하고자 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크러스너호르커이의 작품을 국내에 번역 출간해온 출판사 알마의 안지미 대표는 “크리스너호르커이가 올해 노벨문학상을 받는다면 그 이유는 전 지구가 종말로 치닫는 것 같은 지금 가장 적합한 문학이기 때문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한림원의 선정평도 이와 비슷해서 놀랐다”며 “파국을 향해가는 현실을 문학을 통해 전달하고 싶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