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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객 수요 감소는 항공권 요금을 통해서도 확인된다. 아시아·태평양지역의 1~4월 누적 항공 요금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6% 떨어졌다. 다른 지역과 비교해 하락폭이 가장 크다.
특히 세계 최대 여행인구를 거느린 중국의 국제선 회복 속도는 여전히 느리다. 미국과 유럽, 호주 등 국제선 노선 수요는 팬데믹 이전의 70% 수준에 머물러 있으며, 미국과 중국을 오가는 노선의 회복율은 16.5%에 그치고 있는 실정이다. 중국 경기둔화에 따른 소비 위축, 미국과의 무역 분쟁 장기화 등이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항공권 가격은 앞으로 더 떨어질 가능성도 제기된다. 유럽의 경우 전체 소득과 저축률이 낮아지고 있어 소비자들이 더 저렴한 여행으로 몰릴 것으로 예상된다.
마스터카드의 나탈리아 레흐마노바는 “소비자들은 여전히 여행에 관심이 있지만, 특히 유럽 소비자들은 가격에 매우 민감하다”며 “터키나 루마니아, 발칸반도 등 저렴한 여행지가 프랑스나 이탈리아의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저비용 항공사(LCC) 라이언에어의 마이클 오리어리 최고경영자(CEO)는 “이번 달 항공권 가격이 예상보다 덜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러면서 “가격이 더 강세를 보이지 않은 것은 다소 놀라운 일이며, 이는 단지 소비자 심리 때문인지 아니면 유럽 전역의 경기 침체 영향인지는 아직 확실하지 않다”고 덧붙였다.
유럽 여행위원회 조사에 따르면 올해 소비자들은 유럽 대륙에서 작년보다 14.3% 증가한 7428억유로(약 1097조7915억원)를 지출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주로 미국인 관광객들이 주도하게 될 것으로 전문가들이 입을 모았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일각에선 보복 여행으로 급증했던 항공 수요가 정상화되며 항공료도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제이미 린제이 아르테미스 펀드의 항공사 투자자는 “항공 산업은 거시 경제에 매우 민감한 고도로 주기적인 산업”이라고 전제한 뒤 “유럽과 아시아에서의 운임 하락이 더 광범위한 부문 침체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하지 않는다. 운임이 (모든 곳에서) 하락하는 것이 아니라 정상화되는 것에 가깝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