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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문 급증했지만 일할 사람 없어…방산업계 공급망 악화

장영은 기자I 2023.04.25 15:47:25

우크라전 이후 무기 수요 늘었지만 인력난에 발동동
WSJ "인력난·비용상승·부품부족으로 공급망 경색"

[이데일리 장영은 기자] 우크라이나 전쟁 이후 전 세계 무기 수요가 크게 늘었지만 인력난으로 방위산업(방산) 전반에 걸쳐 공급망이 경색되고 있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프랑스 방산 기업 탈레스는 올해 1만2000명을 채용할 계획이다. (사진= AFP)


스웨덴 싱크탱크인 스톡홀름국제평화연구소(SIPRI)에 따르면 지난해 세계 군사비 지출은 3.7% 증가한 2조2400억달러(약 2987조원)를 기록했다. 특히 유럽의 군비 지출은 30여년 만에 가장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이에 유럽 최대의 방산 회사인 영국 BAE시스템즈는 올해 견습생과 대학 연계 프로그램 등을 통해 2600명을 채용하고 있으며, 유럽 미사일 개발업체인 MBDA는 전체 인력의 15%에 해당하는 2000명을 충원할 계획이다. 스웨덴 전투기 제조사 사브AB와 레오파드 탱크를 만드는 독일 회사인 라인메탈 등도 수천명의 새로운 직원을 고용할 예정이다.

파트리스 켄 탈레스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는 “우리의 최우선 과제는 생산량을 늘리는 것이고, 이는 직원 충원을 의미한다”고 말했다. 이 회사는 올해 1만2000명을 고용하겠단 방침이다.

하지만 필요한 만큼의 인력 수요를 채우기는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 WSJ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이후 무기 제조 업체들은 급증하는 주문량을 소화하기 위해 수천명의 숙련된 근로자를 고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필요한 만큼 인력을 고용하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전했다.

방산 업계의 일자리는 각 업무에 따른 전문성이 요구되는데다, 신원 확인 등 보안절차에도 시간이 걸리기 때문이다. 인력풀 자체가 많지 않은 상황에서 채용절차가 진행되는 사이에 다른 분야로 인재가 이탈할 가능성도 있다는 설명이다. 보안 허가에 소요되는 기간은 하위직의 경우 유럽은 2~8주가 걸리고, 미국에서는 몇 달이 소요되기도 한다고 WSJ은 덧붙였다.

영국에 본부가 있는 국방·안보 무역협회인 ADS의 아이미 스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방산 기업들은 채용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민간 항공우주 분야와 우주 산업이 부상하면서 무기 제조사들의 인재 경쟁이 더 치열해 질것이라고 내다봤다. 지난해 말 기준 ADS 회원들이 1만명의 일자리 수요가 있다고 보고했다.

WSJ은 “인력난은 비용 상승, 핵심부품 부족과 함께 방위산업 분야에서 광범위한 공급망 경색을 초래하고 있다”며 “일부 기업들은 주문을 처리하는 데 애를 먹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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