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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추기경은 지난달 27일 노환으로 선종했다. 몸에 통증이 심해 입원한 뒤로 65일 만에 세상과 작별했다. 자연사를 원했던 고인은 연명치료를 받지 않았고, 생전 장기기증 서약에 따라 선종 후 두 각막은 적출해 실험연구용으로 기증됐다.
그는 ‘모든 이에게 모든 것’(옴니부스 옴니아·Omnibus Omnia)이라는 자신의 사목 표어처럼 신체는 물론 모든 재산도 남김없이 기부하고 세상을 떠났다.
이날 미사는 5일간의 장례가 끝난 뒤 봉헌된 첫 추도 미사다. ‘코로나19’ 방역수칙으로 인해 장례미사 때 함께 하지 못했던 신자들이 함께 했다.
염 추기경은 “인간은 누구나 행복을 원하고, 보통 많은 것을 가져야 행복하다고 생각한다”면서 “그러나 정 추기경님은 버려야 행복하다고 가르쳐 주셨다. 이 세상 어떤 것에도 얽매이지 않은 삶, 죽음마저도 초월한 사람이라면 행복을 누릴 수 있다고 알려주셨다”고 세상을 떠난 선배 사제를 추모했다.
그는 고인이 생전 중요하게 생각했던 3가지 ‘선교·생명·가정’을 언급하며 “정 추기경은 선교란 세례자 숫자를 늘리는 것에 관심을 둔 게 아니라 신앙가진 사람들이 신앙인답게 자기 자리에서 살면 선교는 자연히 된다고 하셨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별히 성가정을 선교의 장이자, 신앙의 전수가 이뤄지는 곳임을 기회가 있을 때마다 강조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