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나마 김무성 전 새누리당 대표는 이정현 대표가 정세균 국회의장 사퇴를 요구하며 단식 농성에 들어가자, 첫 번째로 1인 릴레이 시위에 나서 당의 총력투쟁에 힘을 보탰다. 김 전 대표 입장에서는 당이 어려울 때 솔선수범을 보이는 것이 대선행보에 도움이 될수 있다. 또 대선 경선의 키를 쥐고 있는 130여 의원들과 호흡을 맞출 수 있는 기회이기도 하다.
그러나 야권 대선주자들에게는 국회 파행으로 인한 정국 급랭이 달갑지 않다. 더불어민주당의 유력주자인 문재인 전 대표는 국회의원도 아니라 딱히 할수 있는 역할이 없다. 원내라면 여야간 갈등을 해결하기 위해 조언이라도 할 수 있을 텐데, 원외 신분이라 나서는 것 자체가 부담스럽다. 전직 당대표이자 더민주의 대주주이지만, 딱히 할수 있는 것이 없는 처지다. 문 전 대표 측근은 “정세균 의장도 있고 추미애 대표가 있는데, 굳이 끼어들 필요가 없다. 추 대표도 아직 본격적으로 나선 것이 아니다. 여야가 국회에서 싸우는데, 감놔라 배놔라 할 입장이 아니다”고 전했다.
다만 당이 청와대와의 정면 충돌로 국정이 마비된다면, 그때는 역할을 모색해 볼 수 있다는 생각이다. 이 측근은 “예를 들어 정 의장이 의장으로서 역할을 못하는 상황이 온다거나, 당에서 해결책을 못 내오는 상황이라면, 대치국면 타개를 위해 역할을 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해임건의안 가결에 힘을 보탠 안철수 전 국민의당 대표도 강대강 대치국면에서 한발 비켜서 있다. 해임건의안 처리 때에는 박지원 비상대책위원장과 함께 국민의당 의원 38명 중 30여명이 해임건의안에 찬성표를 던지는데 한 몫 했다. 전직 당대표이자 국민의당 대주주로서의 역할을 한 것이다. 더민주, 정의당과 공조해 해임건의안을 가결한 후에는 다시 평의원 신분으로 돌아갔다. 안 전 대표는 27일 국회에서 열린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회 국정감사에 참여해 조윤선 장관을 상대로 질의를 벌였다.
현재 안 전 대표는 여야 대치정국을 풀기 위해 당 지도부와 별개로 중재안을 제시하거나 물밑교섭에 나설 생각이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국민의당 관계자는 “(국회 파행 수습은) 비대위원장과 원내대표가 해야 할 몫이다. 안 전 대표가 직접 나서 뭘 해보겠다는 생각이 없다. 1~2일 새누리당의 국감 복귀를 더 지켜보고 어떻게 할지 결정하자는 박 위원장의 생각과 같다”고 했다.
야권의 유력 대선주자이자 대주주인 문 전 대표와 안 전 대표가 나서는 것 자체를 꺼리는 만큼, 현 여야 지도부간에 극적인 타협책을 도출하거나, 새누리당이 전격적으로 국감에 복귀하지 않는 이상, 당분간 국회 파행을 해소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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