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성호 전 우리투자증권(005940) 사장이 9일 공식 출사표를 내면서 김기범 전 대우증권(006800) 사장, 유정준 전 한양증권(001750) 사장, 최방길 전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운용 부회장, 황영기 전 KB금융(105560)지주 회장 등 5명의 대진표가 완성됐다.
금융투자협회는 오는 16일께 후보추천위원회를 구성해 세부적인 일정과 선출방식을 확정하고, 내년 1월말 총회에서 차기 회장을 선출할 예정이다.
김기범·황성호·황영기 후보는 모두 대우·우리투자·삼성증권 등 업계 영향력이 큰 대형증권사 사장을 역임한 덕분에 초반이긴 하지만 타 후보보다 앞서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그러나 자산운용업계 CEO 출신의 최방길 후보, 중소형사 출신의 유정준 후보도 금투협회장 선거 특성상 만만치 않다는 분석도 있다.
금투협회장 선거는 증권 62개사, 자산운용 86개사, 신탁 11개사, 선물 7개사 등 166개 정회원들의 전자 비밀투표로 실시한다. 총 득표율은 정회원 1사당 1표씩 동등하게 행사한 결과를 60%, 협회비 분담률에 따라 최대 2%에서 최소 0.4% 가량 가중치를 부여한 결과를 40% 합산해 산출한다.
이러한 독특한 선거제도 역시 다른 금융권역 협회장에 비해 ‘밀실 내정’ 논란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게 만드는 배경으로 꼽힌다. 워낙 회원사가 많고, 과거 선거를 보면 대형사와 중소형사간 지지성향이 엇갈리기도 하는 등 다각도로 전개되기 때문에 ‘낙하산’이 내려오더라도 온전히 착륙할 땅이 마땅치 않고, 뚜껑을 열어보면 판세가 역전되기도 한다.
다만 금투협회장은 민간 출신으로 선임되는 전통이 내려오는 반면 부회장 등 고위임원은 ‘관피아’ 논란이 끊이질 않는다는 점은 누가 회장이 되든 조직이 풀어야 할 과제다.
한편 금융투자협회는 지난 2009년 2월 자본시장통합법 시행으로 옛 증권업협회, 자산운용협회, 선물협회 등 3개 협회를 통합해 출범했다. 연간 예산규모가 약 600억원이고, 직원수는 220명으로 은행연합회(154명)보다 많다. 금융투자협회장 임기는 3년이며, 보수는 지난해 기준으로 기본연봉 2억8000만원에 성과급을 포함하면 5억3000만원 가량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