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중구 명동에서 한식당을 운영 중인 강모(48)씨는 크리스마스 장식이 붙은 창문을 닦으며 이같이 말했다. 대목인 연말, 외국인 관광객이 걱정만큼 많이 줄지는 않았지만 예년만 못하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그는 “지금 오는 관광객들은 계엄 전에 예약한 관광객들”이라며 “내년 상반기에 나라가 계속 혼란스러우면 한국에 안 오지 않을까”라고 반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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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비상계엄 소식을 접하고 실제로 걱정스러웠다고 말했다. 일부는 3일 비상계엄 사태가 발생하기 전에 한국으로 오는 비행편, 숙소 등을 미리 예약해 한국 여행을 취소할 수 없었다고도 했다. 미국 국적의 마이클씨는 “가족끼리 오는 여행이라 안전이 제일 걱정됐다. 이미 (여행) 상품들을 결제해서 (취소 시) 수수료가 상당했고 언론을 통해 살펴보니 생각보다 안전한 것 같아서 한국에 오게 됐다”며 “와보니 혼란스럽지도 않고 한국인들도 친절해 만족한다”고 말했다. 베트남 국적의 A씨는 “가족들이 만류했었는데 미리 예약한 김에 한국을 찾았다”며 “저번주에 왔는데 주말에 큰 시위가 있었던 것 말고는 특이사항은 없다”고 전했다.
상인들은 예년과 비교해보면 외국인 관광객이 확실히 줄었지만 아직은 버틸 수 있는 수준이라고 하면서도 걱정을 감추지 못했다. 일부 상인들은 외국인 관광객이 사실상 없었던 코로나 팬데믹 시절에 비교하기도 했다. 기념품을 판매하고 있는 박모(48)씨는 “주변 상인들이랑 이야기해봤을 때 다들 걱정을 많이 했는데 걱정보다는 낫다고는 한다”며 “매출을 살펴보면 코로나 전보다는 낮지만 코로나보다 타격이 큰 수준은 아니다”고 말하기도 했다.
숙박업 경우엔 타격이 가시화됐다. 레지던스를 운영 중인 B씨는 “비상계엄 이후에 예약 취소 문의가 많았고 실제로 취소하는 경우도 10건 중 2건은 된 것 같다”며 “임대료도 비싼 명동에서 대목 시즌에 아직도 빈 방이 있다는 것은 우리 입장에서는 속이 타는 것”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명동 상인들은 내년 상반기에도 불안한 시국이 이어지면 외국인 관광객 수가 급감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최근 한국을 찾은 외국인 관광객들은 비상계엄 이전 이미 예약을 완료한 관광객이기 때문에 울며 겨자먹기로 한국을 찾은 것이지만 한국을 찾을 예정이던 관광객들은 향후 예약을 취소하거나 중국·일본 등 다른 국가로 눈을 돌릴 수 있다는 걱정이다.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는 이같은 상인들의 우려를 반영, 지원 대책을 조만간 발표할 계획이다. 김정훈 문체부 관광정책국장은 최근 브리핑을 통해 “12월초 방한 관광객이 2019년 동기 대비 2~3% 줄었다. 여행 문의는 늘고 신규 예약이 많이 줄고 있는 게 지난 2주”라며 “문제는 내년 1분기이기 때문에 안심관광 캠페인 등 여러 지원 대책을 다음 주 발표할 예정”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