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준호 풀려났는데, 중국 前 축구협회장 무기징역 선고 받아

이명철 기자I 2024.03.26 15:55:26

뇌물수수 혐의 천쉬위안, 26일 1심서 무기징역·재산몰수
중국 축구 비리 게이트로 인사 줄줄이 낙마·징역형 선고
중국 구금됐던 국대 출신 손준호, 전날 풀려나 韓 귀국

[베이징=이데일리 이명철 특파원] 축구 국가대표 출신인 손준호가 중국에서 10개월 가량 구금된 후 풀려났다. 하지만 비슷한 시기 부패·비리 등 혐의로 기소됐던 중국 축구계 인물들은 중형을 피하지 못했다.

손준호(사진=연합뉴스)


26일 중국 국영 중앙통신TV(CCTV)에 따르면 후베이성 황스시 중급인민법원은 이날 열린 1심 선고공판에서 뇌물수수 등 혐의로 기소된 천쉬위안 전 중국축구협회 주석에게 무기징역형과 평생 정치 권리 박탈, 개인 전 재산 몰수 판결을 내렸다.
천시위안(가운데) 전 중국축구협회 주석이 26일 중국 후베이성 황스시 중급인민법원에서 재판을 받고 있다. (사진=AFP)
천 전 주석은 2010년부터 지난해까지 상하이 국제항무그룹 총재·회장, 중국축구협회 인수위원장·주석 등을 역임했다. 이때 프로젝트 계약과 투자·경영, 대회 일정 등에 편의를 제공하고 대가로 금품을 수수했다는 혐의를 받았다.

그는 올해 1월말 열린 공판에서 8103만위안(약 150억원) 가량의 뇌물을 받았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법원은 “피고인의 행위는 축구계의 공정한 경쟁 질서와 생태환경을 심각하게 훼손해 국가 축구 사업에 심각한 피해를 줬으며 뇌물 수수액이 매우 커 중형이 불가피하다”며 “400만위안의 뇌물이 미수에 그친 점, 범행을 자백한 점, 적극 장물을 반환한 점 등을 고려해 판결했다”고 전했다.

천융량 전 중국축구협회 상무부비서장(사무부총장) 겸 국가대표팀 관리부장은 징역 14년형과 벌금 220만위안을 선고했다. 중국 전 슈퍼리그 총경리와 류레이 우한시 전국민건강센터 부주석은 각각 징역 8년 및 벌금 200만위안, 징역 2년 6개월 및 벌금 30만위안을 선고받았다.

중국은 지난해 리톄 전 국가대표팀 감독을 시작으로 축구 부패 문제가 터졌다. 리 전 감독은 과거 중국 프로리그인 슈퍼리그 우한 줘얼 감독을 맡을 때 국가대표팀 감독을 맡으면 도움을 주는 조건으로 구단으로부터 200만위안(약 3억6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았다.

리 전 감독의 사태가 알려지면서 중국 슈퍼리그와 중국축구협회 등이 사정의 칼날에 놓였고 천 전 주석을 비롯해 슈퍼리그를 주관하는 중차오롄 유한공사의 마청취안 전 회장, 두자오차이 체육총국 부국장 등 축구계 인사가 줄줄이 낙마했다.

한편 지난해 5월 12일 중국 상하이 훙차오공항에서 한국으로 귀국하려다 비국가공작인원 수뢰 혐의로 연행돼 중국 당국에 구금됐던 손준호는 전날 풀려나 한국에 도착한 것으로 알려졌다.

외교부는 전날 출입기자단 공지를 통해 “손준호 선수는 구금이 종료되어 최근 국내에 귀국했다”고 밝혔고, 대한축구협회도 “중국 당국에 구금 중이던 손준호 선수가 풀려나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했음이 확인됐다”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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