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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7일 이데일리와 비대면으로 인터뷰를 진행한 장유진 G마켓글로벌 글로벌샵 매니저는 유튜브 채널 ‘인싸오빠(INSSAOPPAG)’를 시작하게 된 배경을 이같이 설명했다. 글로벌 명품 브랜드와 패션 잡지사 등에서 줄곧 마케팅 업무를 맡아왔던 장 매니저가 G마켓글로벌에 합류한 시기는 2019년 초. 당초 페이스북과 인스타그램 등 SNS 채널 관리 총괄 업무를 맡았던 그는 역직구 플랫폼인 글로벌샵의 특성과 함께 당시 미디어 환경이 유튜브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고 그 결과 입사 반년도 되지 않은 그해 5월 인싸오빠 본격 개설을 끌어낸 것이다.
당시 이커머스(전자상거래)는 물론 대다수 기업들이 페이스북 마케팅에 집중됐고 역직구 역시 막 시장이 개화하던 시점이었던 터, 장 매니저는 “전세계 고객들을 대상으로 운용하는 유튜브 채널은 인싸오빠가 거의 유일했다”고 회상했다.
다만 인싸오빠는 개설 3년여만 구독자 56만명에 누적 조회수 2억회를 넘기며 기업 유튜브 채널로서는 괄목할만한 성과를 냈고 때마침 그 사이 역직구 시장 역시 빠르게 성장하면서 더욱 그 역할이 주목받는 모양새가 됐다. 실제로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에 따르면 2019년 1억9300만달러였던 역직구(이커머스 수출액) 규모는 지난해 8억5800만달러를 기록하며 무려 4배 이상 성장했다.
이는 일단 K팝 아이돌의 섭외에서부터 시작됐다. 장 매니저는 “K트렌드에 관심이 있는 80~90%의 고객들은 K팝에 대한 관심 역시 기본적으로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해외에서 영향력을 가진 아이돌을 활용하는 것이 마케팅면에서 훨씬 효과적이라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인싸오빠는 프로듀스101 출신 배우 윤용빈 섭외를 시작으로 개설 1년여만에 인기에 가속도가 붙기 시작했고 이후 K팝 아이돌 그룹 온앤오프(ONF), 몬스타엑스(MONSTA X), 아스트로(ASTRO)가 연이어 등장하면서 구독자와 조회수가 빠르게 늘기 시작했다.
다만 장 매니저는 K팝 아이돌 그룹의 팬덤 효과를 보다 극대화시킬 수 있었던 배경으로 웰메이드 콘텐츠를 꼽았다. 그는 “단순히 한국 문화와 제품을 소개하고 설명하는 방식이 아니라 드라마, 예능, 라이브방송 등 다양한 형식으로 차별화된 콘텐츠를 선보인 것이 주효했다”며 “다른 기업 유튜브 채널과 달리 인싸오빠는 남들이 안 해봤던 것을 시도하거나 도전하는데 거침 없다. 이를 위해 개인적으로 사소한 디테일에 집착해 콘텐츠를 기획한다”고 설명했다.
특히 K팝 아이돌 그룹과 웰메이드 콘텐츠의 적절한 결합은 충분한 바이럴 효과로 연결됐다고 봤다. 대표적 예로 지난해 말 인싸오빠에 공개된 추리 서바이벌 웹 예능 ‘X : 끝의 시작’를 꼽았다. 웹 예능에 출연한 몬스타엑스와 아스트로의 팬들을 통해 영상들이 확대 재생산되기 시작했고 이후 양질의 콘텐츠로 이 영상들이 주목을 받으며 자연스레 G마켓글로벌에 대한 관심도가 높아졌다는 설명이다. 장 매니저는 “유튜브 채널은 단순히 콘텐츠를 통해 얼마의 매출을 창출할 수 있느냐보다는 얼마나 더 큰 바이럴 효과를 낼 수 있느냐가 더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인싸오빠의 활약에 정부가 주목하기도 했다. 장 매니저는 “2020년 4월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과 함께 정부 지원 사업의 일환으로 1970년대부터 현재까지 연도별 헤어와 메이크업, 신발까지 우리나라의 패션 스타일링을 소개하는 배우 윤용빈 브이로그 콘텐츠를 제작한 것이 가장 기억나는 성과”라며 “콘텐츠를 통해 선보인 옷, 신발, 모자, 화장품 등 참여 셀러들의 실질적인 판매율 제고에도 기여해 의미 있는 프로젝트였다”고 회상했다.
인싸오빠는 그간 성과에 힘입어 향후 채널명 변경을 고려 중이다. 장 매니저는 “최근 채널 인기가 대폭 상승하며 국내 고객들의 관심이 커지다 보니 채널명 변경에 대한 행복한 고민도 생기게 됐다”며 “‘인싸’라는 단어가 더 이상 트렌디한 단어가 아니게 됐고 ‘오빠’라는 단어는 아무래도 한정적인 표현인 것 같아서 여러 방안을 두고 고민 중에 있다”고 웃음 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