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히 짧은 방한 기간에 우리나라 여야 유력 대선 후보를 공개 접촉하는 것이 알려지면서 이목이 쏠리고 있다. 일각에선 미국의 한 부처 차관보가 대선 후보를 면담하는 것을 두고, 격(格)에 맞지 않다는 비판부터 문재인 정부에 결례라는 지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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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일 외교부에 따르면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7~10일 일본 방문을 마치고 곧장 한국을 찾는다. 먼저 오는 11일 카운터 파트인 여승배 외교부 차관보와 한미 차관보 협의를 갖고 양국의 주요 이슈를 점검할 계획이다.
중국 베이징 주재 대사관에서 약 7년 간 근무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는 ‘중국통’으로 꼽히는 만큼, 한반도 종전 선언 문제를 포함한 글로벌 공급망 등 중국 압박 관련 사안들을 집중적으로 다룰 것으로 보인다. 대(對)중국 견제에 대한 한국의 역할에 대한 우회적 압박 가능성도 있다.
또 경제외교조정관 면담 일정을 준비 중이며, 산업부 및 여타 유관기관 방문 일정도 조율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여야 대선 후보들도 만난다. 앞서 더불어민주당은 이재명 후보가 11일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와 면담한다고 밝혔고,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와도 12일 면담을 추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네드 프라이스 국무부 대변인은 8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크리튼브링크 차관보의 방한과 관련, “북한의 탄도미사일 및 핵 프로그램 위협은 확실히 논의 테이블에 올라갈 것이며,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를 위한 전망을 진전시키려는 우리의 전략 또한 논의의 주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대선후보들과의 면담 여부에 대해서는 “그는 정부의 카운터파트들을 만난다”며 즉답을 피했다.
외교 전문가들은 ‘중국통’으로 불리는 그의 대선주자 면담을 차기 정부의 대중정책 기류를 사전에 살피려는 목적이 있다고 분석한다. 대중견제를 위한 ‘동맹네트워크 확대’를 진행하는 데 있어 중국을 대하는 각 후보들의 의중을 확인하려는 데 있다는 것이다.
외교부 당국자는 “차관보 방한은 한미간 긴밀하고 지속적인 소통의 일환으로 봐달라”며 “양자 현안은 물론 공조 협력의 강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