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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신사, 최대 10조 IPO 앞두고 'C레벨 책임경영' 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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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전진 기자I 2025.12.12 10:17:08

내년 1월부터 비즈니스·사업지원 각자대표 체제 전환
커머스·글로벌·브랜드 등 9개 영역 C레벨 책임자 배치
박준모 대표 자문 전환…조남성 신임 대표는 퀄컴·SK온 출신
IPO 주관사단 선정 완료…기업가치 최대 10조원 거론

[이데일리 한전진 기자] 무신사가 2인 각자대표 체제를 기반으로 C레벨 책임경영제를 전면 도입한다. 글로벌·오프라인으로 빠르게 사세를 확장하는 가운데 기업공개(IPO)까지 앞둔 시점에서 의사결정 체계를 전면 손본 것이다. 급성장 과정에서 유지해온 조직 운영 방식을 글로벌 기업 수준의 책임경영 체계로 고도화하는 셈이다.

무신사는 내년 1월부터 조만호 대표와 조남성 신임 대표가 이끄는 각자대표 체제로 전환한다고 12일 밝혔다. 조만호 대표는 비즈니스(사업) 실행을, 조남성 대표는 재무·법무·인사·홍보 등 사업지원 부문을 각각 총괄한다. 기존 각자대표 체제를 이끌었던 박준모 대표는 자문 역할로 전환한다.

두 대표 아래에는 9개 영역에 걸친 C레벨(Chief-level) 책임자들이 포진한다. 사업 부문에는 CCO(최고커머스책임자), CBO(최고브랜드책임자), CGO(최고글로벌책임자), CTO(최고기술책임자), CDeO(최고디테일책임자) 등 5개 직책이, 사업지원 부문에는 CFO(최고재무책임자), CLO(최고법무책임자), CPRO(최고홍보책임자), CHRO(최고인사책임자) 등 4개 직책이 배치된다. 각 C레벨 임원에게는 더 큰 권한이 부여되는 대신, 1년 단위의 성과 평가를 기반으로 탄력적으로 운영된다.

이번 개편의 핵심 인물로 꼽히는 조남성 신임 대표는 글로벌 반도체 기업 퀄컴과 SK온 등에서 인사(HR) 분야를 담당한 전문가다. 지난해 무신사에 합류한 그는 이번 개편과 함께 CEO와 CHRO를 겸임하게 됐다. 무신사 측은 조남성 대표가 글로벌 확장 과정에서 ‘무신사스러운 조직 문화’를 해외 법인에 이식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조남성 무신사 신임 대표이사 (사진=무신사)
무신사가 이 시점에 대대적인 조직 개편에 나선 배경에는 달라진 회사의 체급이 있다. 2022년 하반기 론칭한 ‘무신사 글로벌 스토어’는 매년 260% 이상의 성장세를 기록하며 올해 3분기까지 패션 수출 금액이 전년 동기 대비 3배 이상 증가했다. 자체브랜드(PB) ‘무신사 스탠다드’ 오프라인 매장도 30개 이상으로 확대하며 새로운 성장 동력으로 자리잡았다. 회원 1600만명, 월간활성이용자수(MAU) 1000만명을 보유한 국내 최대 패션 플랫폼으로서의 입지도 더욱 공고해졌다. 사세가 커진 만큼 기존의 의사결정 체계로는 빠른 실행이 어렵다는 판단이 개편의 배경으로 읽힌다.

한편 박준모 대표는 글로벌 사업과 프로덕트·테크 분야에서 안정적인 프로세스 구축이라는 과업을 완수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무신사 측은 박 대표가 당분간 자문 역할을 수행하며 개인적인 다음 도전을 준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업계에서는 이번 개편을 무신사의 IPO 준비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하는 시각이 많다. 무신사는 이달 초 국내외 증권사를 대상으로 IPO 주관사단 선정을 마쳤으며, 기업가치는 최대 10조원까지 거론된다. 책임 소재가 명확한 경영 체계와 성과 기반의 임원 평가 시스템은 기관투자자들이 기업 지배구조를 평가할 때 중요하게 보는 요소다.

무신사 관계자는 “이번 개편으로 영역별 책임과 권한을 강화하고 작고 빠른 의사결정 구조를 구축해 실행력을 높일 것”이라며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글로벌 패션 기업으로의 성장을 가속화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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