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선이 코앞인데…뉴욕타임스, 기술직 파업 위협에 '진통'

정다슬 기자I 2024.11.04 15:29:06

타임스테크길드, 이사회에 "선거 전 합의도달해야" 강조
"기술직 직원, 기자들보다 임금 평균 4만달러 높아"]
타임스 내에서도 찬반 여론 갈려

[이데일리 정다슬 기자] 언론사의 대목이라고 할 수 있는 대통령선거를 앞두고 미국 일간지 뉴욕타임스(NYT) 기술직 노조원들이 파업에 나설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 노조와 사측간 임금·단체협약(임단협)이 타결되지 않으며 양측의 갈등이 커지고 있어서다.

3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등에 따르면 최근 NYT 기술직 근로자 600명이 소속된 ‘타임스 테크 길드’는 최근 이사회에 “파업을 피하고자 선거 전 합의에 도달해야 한다”며 개입을 요청했다. 노사 협상이 선거 전에 잠정 타결되지 않으면 오는 5일부터 시작되는 선거기간 동안 파업에 나설 수 있다는 뜻을 내비친 셈이다.

타임스 테크 길드는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데이터 분석가, 프로젝트 관리자 등 기술직 근로자로 구성된 노조다. 신문사의 잠재적 버그를 수정하거나 조기 집계 결과를 기반으로 누가 선거에서 이길지 예측하고 정보를 실시간으로 업데이트하는 ‘더 니들’과 같은 도구를 사용하는데 도움을 준다.

이들은 지난 2년 전 언론인과 업계종사자들을 대표하는 ‘뉴스길드’ 노동조합 연맹에 가입하면서 미국에서 가장 큰 교섭권을 가진 기술직 노조가 됐다. 타임스 테크 길드는 인종·성별에 따른 임금 격차 시정, 합리적인 절차 없는 직원 해고 금지, 원격으로 풀타임 근무할 수 있는 환경 보장을 요구하고 있다

타임스 경영진은 기술직 직원들의 조직화 움직임에 난색을 표하고 있다. 이들은 기술직 근로자들이 기자들보다 임금 수준이 높으며 넉넉한 휴가와 보험 혜택도 누리고 있다고 반박한다. 지난 9월에는 노조의 제안이 3년간 1억달러 이상의 보상비용을 추가로 발생시키며 더 적은 근무시간에 대해 더 높은 근무를 요구하는 것이라고 밝혔다.

타임스에 따르면 기술직 노조 대부분 직원은 10만달러 이상의 급여를 받고 보너스와 양도제한조건부주식(RSU)를 포함한 평균 보상은 19만달러에 달한다. 이 수치는 타임스 기자 노조원의 평균 보상보다 약 4만달러 많은 수치다.

아울러 타임스는 노조가 지나친 요구를 한다고 비판했다. 무향 세척용품을 사용하거나 반려동물 사망 시 최대 7일간의 휴가를 보장하는 제도를 도입할 것을 요구했다는 것이다. 다만 이런 주장은 현재 철회된 상황이다. 또 노조는 기고문에 직원이름이 언급될 경우, 이를 거부할 권리를 요청했으나 이 역시 편집권 침해라는 비판을 받아들고 철회했다.

컬럼비아 저널리즘 대학원 교수이자 전 WSJ 편집자였던 빌 그루스킨은 최근 미디어환경이 달라지면서 기술의 중요성이 훨씬 커졌으며, 이에 따라 종전과 다른 새로운 인력을 받아들여야 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 새로운 직원들은 수십 년 만에 가장 중요한 선거 기간에 국내에서 가장 중요한 뉴스 사이트를 폐쇄하겠다고 위협하는 데 있어서 저널리즘 동료들보다 훨씬 더 거리낌이 없는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술직 노조의 결정에 대한 의견은 타임스 내부에서도 갈린다. 전국 데스크 리포터인 제러미 피터스는 노조의 활동을 지지한다면서도 왜 대선을 이용해 협상력을 키우려고 하느냐고 비판했다. 반면 경제기자이자 타임스길드 임원인 스테이시 카울리는 지난 2일 집회에 참여해 “당신들의 싸움은 우리의 싸움”이라고 응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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