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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4회 혼불문학상에 우신영 “부채감 덜 수 있는 글 쓰겠다”

김미경 기자I 2024.09.24 15:40:27

282편 중 수상작 ‘시티 뷰’ 선정
상금 7000만원…다산책방서 단행본 출간
문학교수서 소설가로 변신

제14회 혼불문학상 수상작 ‘시티 뷰’의 우신영 작가가 24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사진=연합뉴스).
[이데일리 김미경 기자] “부채감을 조금이라도 덜 수 있는 글을 계속 쓰고 싶습니다.”

장편소설 ‘시티 뷰’로 제14회 혼불문학상을 받은 우신영(39) 작가는 24일 서울 광화문 한국프레스센터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같이 말했다.

우신영 작가는 이날 수상작 ‘시티 뷰’(다산책방) 단행본 출간 기념 간담회에서 “송도는 유리 건물이 많은 빌딩숲이자 현란하게 아름다운 곳이지만 고층 유리창을 닦다가 숨진 사람들의 이야기를 누군가가 대신 해줘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방식, 어떤 장르로든 목소리를 내고 싶었다”며 이 소설을 쓴 배경에 대해 밝혔다.

작가는 올해 초까지 인천대에서 학생들을 가르치다가 교단을 떠나 소설 집필에 집중했다고 했다. 아무 말도 하지 않은 채 교단에 돌아가 아이들을 가르치기엔 스스로 못나 보였다는 게 작가의 설명이다.

우신영 장편소설 ‘시티 뷰’ 책 표지(사진=다산책방)
수상작 ‘시티 뷰’는 우 작가의 데뷔작이다. 인천 송도에서 일하고 거주했던 작가가 첨단 도시 송도를 배경으로 쓴 세태 소설이다. 강박과 결핍, 산업재해와 트라우마 등에 시달리면서도 겉으론 매끄러운 삶을 살고자 분투하는 오늘날 도시인의 모습을 서늘하게 담았다.

우 작가는 “항상 운이 좋았는데 동시에 누군가의 운을 뺏는 것이었다”고도 했다. 그러면서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고 출발선에 섰다. 글쓰기는 고통스럽고 보기 싫은 내 발밑을 봐야 하는, 참담하고 부끄러운 일 같다”며 “내가 가르쳤던 학생들에게 부끄럽지 않게 계속 열심히 써보겠다”는 소감을 전했다.

혼불문학상 심사위원들은 이 작품을 두고 “공간이 갖는 상징성과 장편소설에 부합하는 스케일을 동시에 보여주는 작품”이라며 “삶은 누구에게나 쉽지 않다는 진실을 치열하게 쫓아가면서도 ‘인간에 대한 탐구’라는 소설 쓰기의 동기까지 아우른” 작품이라고 평했다.

혼불문학상은 대하소설 ‘혼불’을 쓴 소설가 최명희(1947~1998)의 문학정신을 기려 제정한 상이다. 장편소설을 대상으로 하며 신인·기성 작가 구분 없이 당선작을 가린다. 올해는 장편소설 282편이 응모했다. 대상 상금은 7000만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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