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권칠승 민주당 수석대변인은 회동을 마친 뒤 취재진을 만나 두 사람이 무엇보다 총선의 중요성을 강조했다고 전했다.
우선 정 전 총리는 “총선 승리 없이는 국가의 미래도, 민주주의의 미래도 없다”고 했다. 이에 이 대표는 현재가 ‘비상한 시기’임에 동의하고 “이번 총선에 대한민국의 운명이 걸렸다”고 공감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 전 총리는 총선 승리를 위해 이 대표에게 다양한 변화를 당부했다. 그는 “선거를 앞두고 양당 간 혁신경쟁이 있는데 이를 선도해달라”고 말했다. 또 “최근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이 ‘선민후사’ 얘기를 했는데 이 대표는 ‘선민후민’의 정신으로 정치하고 당을 이끌어달라”고 덧붙였다.
특히 정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통합과 혁신이란 과제를 제시했다. 그는 “최근 구심력보다 원심력이 커지는 모양새가 있어 걱정스럽다”며 “당의 분열을 막고 수습할 책임과 권한이 모두 당대표에게 있기 때문에 대표가 책임을 갖고 최근 상황을 수습해달라”고 우려를 전달했다.
정 전 총리는 이 대표에게 ‘현애살수’(懸崖撒手)라는 사자성어를 언급했다고 전해졌다. 이는 절벽에서 손을 놓아 떨어진다는 것으로 어려울 때에 결단을 해야 한다는 의미다.
권 수석대변인은 정 전 총리가 이 대표에게 “필요할 땐 결단이 필요하다. 그러면 당도, 나라도, 대표에게도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했다고 전했다.
다만 권 수석대변인은 이 같은 결단 요구가 이 대표의 2선 후퇴, 또는 ‘비명(非이재명)계’에서 요구한 ‘통합 비상대책위원회 구성’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이 대표는 정 전 총리의 발언에 “국민의 눈높이에 맞는 혁신과 당내 통합, 두 가지를 조화롭게 하는 것이 어려운 문제이기는 하나 당대표로서 조화롭게 이뤄나가는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내 통합 핵심 과제는 결국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의 신당 창당을 저지하고 포용하는 것으로 정리된다. 그러나 이 전 대표는 계속된 만남 요구에도 불구하고 ‘사진만 찍는 만남은 하지 않겠다’며 거부하고 있다.
이 대표는 지난 27일 취재진에게 “이 전 대표께서 여러 말씀을 해주고 계시고, 저도 계속 연락드리고 만나서 통합의 길을 갈 수 있도록 노력 중”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제가 전화도 드리고, 문자도 드리고 했는데 연락주시겠다고 한다”며 “기다리는 중이고 할 수 있는 모든 길을 열어놓고 대화하고 함께 가겠다”고 손을 내밀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