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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6일(현지시간) 블룸버그통신에 따르면 버버리그룹은 2023 회계연도 상반기(4~9월) 영업이익 2억2300만파운드(2억 766만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15% 감소했다.
매출성장률도 전분기 18%에서 1%로 크게 둔화했으며, 시장 예상치인 4.2%를 크게 밑돌았다. 버버리는 실적 부진의 이유를 중국에서의 성장 동력이 주춤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지역별로 보면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서 2% 성장에 그쳤으며, 북미 지역에서는 10% 역성장을 기록, 뒷걸음질쳤다.
러스 몰드 영국 대형 투자플랫폼인 에이제이벨의 투자 디렉터는 “버버리가 북미 지역에서 최악의 실적을 냈다”며 “북미 지역에서 매출 반등을 이뤄내는 것이 앞으로 조나단 아케로이드 최고경영자(CEO)의 최대 과제가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아케로이드 CEO는 버버리 브랜드에 활력을 불어넣기 위해 지난해 10월 이탈리아 ‘보테가베네타’의 디자이너 다니엘 리를 최고 크리에이티브 책임자(CCO)로 영입하는 등 승부수를 띄웠지만, 전 세계적인 명품 수요 둔화 속에 결실을 보지 못하고 있다.
주잔나 푸스 스위스 최대 투자은행 UBS 애널리스트는 “다니엘 리 디자이너의 작품에 대한 소비자들의 반응이 조용하다”며 “버버리의 가격대가 타깃 고객에 비해 너무 고가이며, 소셜미디어에서 브랜드에 대한 광고도 부족한 편”이라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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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실적 둔화에 버버리는 연간 목표 달성 계획도 포기했다. 버버리는 실적 보고에서 “전 세계적으로 명품 수요가 둔화하면서 현재 거래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며 “이러한 수요 약세가 지속하면 전에 발표한 2024 회계연도 실적 목표를 달성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버버리는 내년 영업이익 목표치로 5억5200만~6억6800만 파운드를 제시했다. 버버리는 “조정된 영업이익은 현재 컨센서스 범위의 하단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앞으로 실적 불확실성에 런던증권거래소에 상장된 버버리 주가는 이날 11%까지 하락했다. 이는 3년여 만에 가장 가파른 내림세다. 버버리 주가는 올 들어 5분의 1 이상 떨어졌다.
또 버버리는 영국에서 외국인 관광객에 대해서 부가가치세 면세 혜택이 폐지되는 등 악재가 겹쳤다.
명품 시장의 성장세 둔화 흐름은 버버리만의 문제가 아니다. 크리스찬 디올 등을 소유한 세계 최대 명품기업인 루이비통모에헤네시(LVMH)도 올해 3분기 매출 성장률은 전년 동기 대비 9%로, 전 분기(17%)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며 매출 둔화세를 밝혔고, 까르띠에를 소유한 리치몬드그룹도 성장 둔화세를 경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