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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데일리 김정현 기자] 한국의 성장 동력이 약해져가고 있는 현재 상황에서 정책 실기가 반복된다면 일본식 장기 저성장 국면에 들어설 수 있다는 현대경제연구원의 분석이 나왔다. 자산버블 붕괴로 촉발된 일본식(式) 장기불황 전철을 밟을 가능성은 크지 않지만, 저성장 우려를 떨치기 위한 총력 대응이 필요하다는 뜻이다.
10일 ‘일본 사례로 본 저성장의 의미’ 보고서를 낸 이부형 현대경제연구원 연구원은 “한국 경제가 일본식 장기 경기침체 전철을 밟을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도 “최근 경기 동력이 약해진 상황에서 정책 실기가 반복된다면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일본의 경우 지난 1990년경 과열된 부동산 시장이 붕괴된 것을 시작으로 장기 경기 침체를 겪고 있다. 3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경기 침체에서 벗어났다고 선언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태다.
한국의 경우 이 같은 경기불황 시나리오를 답습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것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현재 한국 부동산시장이나 주식시장은 정부의 정책 등의 영향으로 인해 과열이 감지되고 있지 않아서다. 과열이 없으니 ‘버블’ 붕괴 가능성도 낮다는 것이다.
그러나 주의해야 할 것은 일본식 전철을 밟지 않고서도 장기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수 있다는 지점이다. 최근 한국의 경제성장률이 약화되고, 소비자물가까지 마이너스(-) 상승률을 기록하는 등 경기침체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와중이다. 이런 상황에서 적극적인 정책 대응이 없다면 버블 붕괴 없이도 장기 저성장을 겪을 수 있다는 우려다.
실제 일본의 경우에도 장기불황 초기에 단기 미봉책을 반복하면서 장기 불황 상태에 빠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보고서에 따르면 일본은 1980년대 후반 일본 부동산 시장이 과열되자 이에 대응하기 위해 1989년 소비세를 도입하고 1990년 급격하게 기준금리를 인상하는 등 경기과열억지정책을 폈다. 이에 따라 버블이 붕괴하고 침체기가 찾아왔는데, 당시 정부가 장기 침체를 예상하지 못 하고 단기 경기부양책만 반복하면서 침체가 장기화됐다는 것이 연구원의 판단이다.
연구원은 한국의 경우 버블붕괴 징후는 없지만, 펀더멘털이 약화된 상황에서 적극적인 부양책을 쓰지 않으면 우리경제 역시 장기 침체 국면에 진입할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일본이 침체국면 초기에 정책 실기를 한 것과 같은 실수를 답습해서는 안 된다는 조언이다.
이 연구원은 “일본은 장기 저성장을 겪으며 대외 국가경쟁력이 크게 훼손되고 일본 기업들의 경쟁력이 약화된 동시에 빈곤층과 노숙인이 늘고 자살자 수도 증가했다”며 “한국도 정책 실기형 장기불황에 빠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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