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하지나 기자] 이번 중국의 위안화 절하 조치로 엔화 약세에 이어 위안화 약세로 국내수출시장이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감이 나오고 있다.
이에 전문가들은 우리나라도 적극적으로 원화 절하 정책의 필요성을 강조한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통화정책과 환율정책은 한계가 있다.특히 당장 미국이 연내 금리인상을 추진하겠다고 나선 상황이다. 한국은행과 정부의 고민이 커졌다.
중국 수입 수요 감소..韓 수출시장 위축 우려
11일 중국 인민은행은 달러·위안 기준환율을 전일 대비 1.9% 오른 6.2298위안으로 고시했다. 일일 기준 사상 최대폭으로 위안화 가치를 떨어뜨린 것이다.
그동안 중국은 위안화 절상을 암묵적으로 용인해왔다. 이는 위안화 가치 상승은 위안화 국제화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과정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위안화의 상대적인 강세에 따른 중국 기업들의 수출 부진이 커지기 시작했다. 지난 7월 중국 수출은 지난해보다 8.3% 감소하며, 당초 시장이 예상했던 수준인 1.5% 감소보다 악화됐다.
시장에서는 중국의 경기 부양효과와 그에 따른 우리나라의 중국 수출 개선 기대감보다 수출경합 품목에 대한 경쟁력 약화 우려의 목소리가 더 크다. 또 당장 요우커 관광수요가 줄어드는 등 중국 수입 수요에 부정적 영향을 미쳐 오히려 중국 수출시장이 줄어들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우리나라 입장에서는 엔화 약세에 이어 위안화 약세까지 엎친데 덮친격이다.
서대일 대우증권 연구원도 “위안화가 약세를 나타내면 중국의 구매력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면서 “우리나라 수출에는 부담이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단기적으로 금융시장에 불안을 안겨줄 수 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자칫 이번 중국 위안화 절하로 이머징 통화가 추가로 약세를 나타내고 이에따른 글로벌 자금의 탈이머징 현상이 확대될 수 있다. 신홍섭 삼성증권 연구원은 “그동안 중국에 유입된 투기자본이 유출되면 금융시장의 불안요인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복잡해진 통화정책 “대안이 없다”
중국이 수출경기 부양을 위해 환율전쟁에 뛰어들면서 우리나라 통화정책 셈법도 복잡해졌다. 미국 금리 인상에 따른 신흥국 자본유출 우려 뿐만 아니라 중국의 위안화 절하에 따른 수출경쟁력 제고도 고려해야하는 상황이 펼쳐졌다.
일각에서는 우리나라도 보다 적극적인 원화절하를 추진할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으로 통화정책을 펼칠 때 국내 펀더멘털로 보고 따져야할 것”이라면서 “정부가 추경을 하고 있지만 생각보다는 내수경기, 실물경기가 개선되지 못해 통화정책, 외환정책 적극적으로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통화정책이나 환율정책은 제한적이다. 미국 금리인상 가능성에 따른 부작용 뿐만 아니라 가계부채에 따른 우려도 통화정책을 펼치는데 운신의 폭을 제한한다.
또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8일 주요 28개국의 대외수지와 환율을 분석한 연례보고서에서 한국을 경상수지 흑자가 과도한 나라 가운데 한 곳으로 꼽았으며, IMF는 한국 원화가 5∼13% 정도 저평가돼 있다고 지적했다.
신동준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원화 약세를 눈에 안 띄게 용인해주는 방법 외에는 특별한 방법이 없다”면서 “만약 우리나라가 양적완화를 하면, 가계부채 우려가 커지면서 소버린 리스크(정부나 공적 기관이 원리금 지불을 보증했을 경우, 채무상환이 되지 못해 투자자들이 안게되는 위험)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신홍섭 연구원은 “그나마 원화가 위안화와 동반약세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 다행”이라면서 “위안화가 아시아통화대비 추가 절하될 경우 부담이 커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