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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조치의 배경에는 지난달 27일 미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의 단독 보도가 있다. 폴리티코는 논의 내용을 아는 관계자 8명을 인용해 트럼프 행정부가 광범위한 반도체 관세의 추가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논의되는 방안은 반도체 자체에 그치지 않고 노트북과 게임 콘솔, 데이터센터 서버 등 반도체가 들어가는 완제품까지 관세 적용 범위를 넓히는 내용을 담고 있다. 국가별로 관세율과 쿼터를 따로 설정하거나, 주요 반도체 제조사를 대상으로 국가별 지침을 적용하는 방식도 검토안 중 하나로 거론된다.
이번 관세 구상의 핵심 논리는 이미 시행 중인 의약품 관세 정책에서 빌려온 것으로 보인다. 러트닉 장관은 “우리는 혁신적인 의약품을 미국에서 생산하고 최혜국 대우 가격(MFN)을 시행한 기업들에 관세 감면 혜택을 줬다”며 반도체 역시 유사한 방식이 적용될 가능성을 시사했다. 즉 미국에 생산시설을 지어 투자를 이행한 기업에는 관세를 깎아주고, 그렇지 않은 기업에는 고강도 관세를 물리는 ‘당근과 채찍’ 구조를 반도체 산업 전반으로 확대하겠다는 구상이다. 러트닉 장관은 이 자리에서 애리조나에 투자한 TSMC 사례를 거론하며 현지 투자 성과를 강조하기도 했다.
이런 흐름은 이미 부분적으로 현실화한 상태다. 트럼프 행정부는 지난 1월부터 해외에서 제조돼 미국으로 수입됐다가 다른 나라로 재수출되는 엔비디아 ‘H200’ 등 일부 첨단 컴퓨팅 칩과 관련 제품에 25% 관세를 부과해왔다. 업계에서는 이 관세가 반도체 전반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꾸준히 제기돼왔는데, 이번 검토는 그 범위를 완제품까지 넓히는 다음 단계로 풀이된다. 다만 새 관세안은 아직 초기 단계로 최종 형태가 확정되지 않았으며, 백악관은 한꺼번에 적용하기보다 일정 기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도입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어, 향후 수주에서 수개월 사이 세부 내용이 크게 달라질 가능성도 있다.
이번 조치의 목표는 명확하다. 백악관은 반도체 제조의 미국 내 리쇼어링(Reshoring)을 최우선 과제로 고수하고 있으며, 이번 완제품 확대 검토 역시 이런 기조의 연장선에 있다. 반도체 제조사는 물론 이를 탑재하는 데이터센터 서버·노트북·게임기 제조사들까지 미국 내 생산 여부에 따라 관세 부담이 크게 갈릴 수 있는 만큼, 글로벌 전자·반도체 업계 전반의 공급망 재편 압박이 한층 거세질 전망이다.
<마켓잉크 장경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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