혁신 고삐 당기는 식음료 업계…'마케팅통' 전면 배치

남궁민관 기자I 2023.02.27 15:58:43

인구절벽에 식음료 시장 '다운사이징' 현실로
"제품 가치·객단가 높이려면 결국 마케팅 역량이 핵심"
롯데제과 이창엽 '해외 공략'·동서식품 김광수 '캡슐커피' 신사업 과제
던킨·배스킨라빈스 이끌 비알코리아 이주연 '젊은 여성' 무기로

[이데일리 남궁민관 기자] 코로나19로 한동안 ‘숨고르기’에 집중했던 국내 식음료 업계가 엔데믹 전환에 맞춰 혁신의 고삐를 당기고 나섰다. 주력 사업·제품은 물론 조직 문화까지 변화를 주고 나섰는데, 특히 그 주역에 마케팅 전문가들을 앞세우면서 배경에 이목이 쏠린다. 국내외 시장 변화에 누구보다 민감한 인물을 중용해 규모 중심의 사업 전개 방식에서 벗어나 새로운 차별화 사업·제품을 강화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올해 국내 주요 식음료 업체 대표이사를 맡게 된 마케팅 전문가들. 왼쪽부터 이창엽 롯데제과 대표이사, 김광수 동서식품 대표이사, 이주연 비알코리아 대표이사.(사진=각사)


27일 업계에 따르면 롯데제과(280360)동서(026960)식품은 각각 이창엽 대표와 김광수 대표를 내정하고 3월 중 주주총회를 거쳐 공식 선임할 예정이다. 이에 앞서 SPC그룹은 이달 계열사별 이사회를 거친쳐 이주연 비알코리아 신임 대표이사를 선임했다.

신임 대표들의 공통점은 내로라하는 ‘마케팅통’으로 꼽힌다.

먼저 이창엽 대표는 허쉬 한국 지사장, 해태제과 마케팅본부장, 농심 켈로그 대표이사, 한국코카콜라 대표이사 등 국내외 굵직한 식음료 업체를 두루 거친 유통 및 마케팅 전문가로 유명하다.

김광수 대표도 식음료 업계 내 대표적 마케팅 강자인 동서식품 내에서도 단연 마케팅 전문가로 꼽힌다. ‘커피는 맥심’, ‘세상에서 가장 작은 카페 카누’라는 슬로건을 탄생시킨 주인공으로 직전까지 마케팅 부사장을 역임했다.

비알코리아를 이끌 이주연 대표 역시 SCK컴퍼니(옛 스타벅스코리아)에서 최고마케팅책임자(CMO)를 맡았던 마케팅 전문가다.

식음료 업계가 마케팅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운 데에는 최근 국내외 식음료 시장에 ‘차별화 전략’이 중요해져서다. 인구절벽이 현실이 된 최근 단순 식음료 제품들을 앞세운 규모 경쟁만으로는 더 이상 성장을 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에서다.

서용구 숙명여대 경제학과 교수는 “인구절벽에 따른 규모축소(다운사이징) 시장에서 제품의 가치와 객단가를 높이려면 결국 마케팅밖에 없다”며 “공급과잉 시대에 소비자들도 개성 강한 MZ세대로 세대교체가 이뤄지고 있어 마케팅적 창의력과 상상력을 가진 인재가 우대 받을 수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들 신임 대표들의 당면 과제 또한 국내외 시장 흐름을 읽고 차별화 사업·제품을 강화해야 하는 중책을 맡았다.

롯데제과는 현재 30% 미만인 해외 매출 비중을 더욱 높이기 위해 해외 식음료 기업 인수합병(M&A) 및 대대적 투자를 단행 중이다. 여기에 국내에서 검증된 롯데제과 제품을 도입하는 방식이다. 그만큼 현지 시장의 트렌드를 잘 읽어내야 하는데 그 중책을 이창엽 대표가 맡은 셈이다.

김광수 대표는 동서식품이 올해 주력 사업으로 방점을 찍은 캡슐커피 ‘카누 바리스타’의 연착륙 임무를 맡았다. 이미 시장을 선점하고 있는 네스프레소 등에 맞서 마케팅 역량을 발휘해야 한다.

이주연 대표는 던킨과 배스킨라빈스의 주요 공략대상인 젊은 소비자들을 위한 마케팅을 강화할 예정이다. SPC 관계자는 “40대 여성 대표 선임 자체로 SPC그룹만의 차별화된 젊고 열린 조직문화의 상징이 될 것”이라며 “젊은 소비자들의 성향에 발맞춰 비알코리아는 물론 SPC그룹 전체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으로 기대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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