李 "머리를 빌려도 빌릴 머리", "바지 내릴까요"
尹 "내가 성남시장·경기도지사 했냐", "멸콩"
沈 양대 후보에 `송곳질문`…배우자 의혹까지 일침
[이데일리 배진솔 기자] 20대 대선 과정에서 여야 후보들은 수많은 어록을 만들어냈다. 촌철살인의 비유로 박수를 받을 때도 있었지만 때로는 과도한 실언으로 비난의 표적이 되기도 했다. 여야 후보들이 선거운동 과정에서 쏟아낸 `말말말`을 정리해봤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3일 서울 종로구 보신각터에서 열린 ‘우리 모두를 위해, 성평등 사회로’ 유세에서 지지자들에게 미소짓고 있다.(사진=국회사진취재단)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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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의 말에는 전투력이 있다. 이런 시원시원함때문에 TV토론과 유세 현장에서 명언이 자주 나온다. 유세 현장에서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무능함’을 언급하다가 “머리를 빌려도 빌릴 머리라도 있어야 합니다”라고 말하는가 하면 윤 후보가 답변 못한 `RE100`을 “당구알 200이 아니다”라고 말해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TV토론에선 윤 후보에게 직접 “대장동 특검에 동의하느냐”며 4차례 연거푸 물어 말로써 제압해버리기도 한다. 한 마디로 현장을 사로 잡는다.
이 후보의 전투력으로 실언의 순간들을 만들기도 했다. 가장 큰 실언 중 하나로 꼽히는 발언은 민주당 대선 예비 경선 TV토론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이 후보는 자신을 둘러싼 ‘스캔들’의혹에 욱해 “바지라도 한 번 더 내릴까요”라고 받아쳤다. 경선 예비 후보들과 현장 관계자, 이를 지켜보고 있던 국민 모두를 당황하게 한 발언으로 손꼽힌다.
|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7일 오후 경기 안산시 단원구 안산문화광장 앞에서 열린 유세에서 지지자들의 환호에 어퍼컷 세리머니로 화답하고 있다. (사진=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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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통적인 ‘정치인 문법’을 갖고 있지 않은 윤 후보는 예측할 수 없는 화법으로 신선함을 주기도, 곤욕을 치르기도 했다.
윤 후보가 달걀과 파, 멸치, 콩 등 장을 본 사진을 SNS에 공개하면서 국민의힘을 중심으로 ‘멸공(滅共) 챌린지’가 확산했다. 구시대적인 색깔론이라는 질타도 받았지만 2030세대의 눈을 정치권으로 끌어드리는 데는 성공했다. TV토론에선 대장동 의혹을 설명하다가 이 후보에게 “제가 성남시장을 했냐, 경기도지사를 했냐”며 받아치며 지지자들의 큰 호응을 받기도 했다.
대선 선거운동 초기엔 한 마디 한 마디 시한폭탄같은 실언을 해 집중포화를 받기도 했다. 청년실업 문제 해결책을 얘기하면서 이미 있는 구인·구직 어플을 거론하는가 하면, TV토론에서 부동산 정책을 두고 설전을 벌이다 청약가점제의 만점 기준을 묻는 질문에 ‘40점’이라고 말해 국민들의 질타를 받았다.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TV토론에서 `송곳질문`으로 빛을 발한다. 심 후보는 이 후보와 윤 후보를 둘러싼 배우자 의혹에 대해 각각 “배우자 의전 문제는 배우자 리스크가 아닌 본인의 리스크”, “문제 없다면 거래 내역 공개하라”고 일침을 가해 `사이다 발언`으로 주목받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