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자은행(IB)업계에서는 IS동서가 요업사업부 이누스를 분할, 매각하는 대가로 받는 2000여억원의 현금을 어디에 쓸지에 주목하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또 다른 인수합병(M&A)에 나설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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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IS동서는 오는 27일 주주총회에서 현재 IS동서에서 요업제품 판매, 수입, 수출을 맡는 이누스주식회사를 분할 신설하는 안건을 처리한다. 이는 단순 물적분할로 존속법인인 IS동서는 건물 및 주택사업을 영위한다. 분할 기일은 오는 5월 4일이고, 등기 예정일은 같은 달 8일이다.
IS동서는 분할 신설되는 이누스 지분 100%를 5월 15일자로 이앤에프프라이빗에쿼티(ENF PE)에 2170억원에 매각한다. 이는 사업전문성 강화와 경영효율화 목적이다. IS동서는 앞서 지난해 11월엔 한국렌탈 지분 54.69%를 757억원에 매각한 바 있다.
건설, 요업(비데, 변기 등), 렌탈 등 다양한 사업 가운데 건설부문 만을 남기고 여타 사업부를 정리하는 수순인 셈이다.
IS동서는 2008년 동서산업, 2010년 삼홍테크를 인수하면서 요업사업을 주요사업으로 편입했다. 2018년 연결 부문매출은 2074억원으로 건설외 사업 중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IS동서 관계자는 “제조 관련 수익성이 떨어지고 있어 주력사업인 건설부문을 확대하기 위해 매각한 것으로 안다”며 “반면 최근 인수한 인선이엔티 등 친환경 관련 사업을 확대하려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IS동서는 지난해 5월 폐기물처리업체 인선이엔티(060150) 지분 23.83%를 1000억원에 인수했다. 3분기보고서 기준 IS동서의 인선이엔티 보유 지분율은 33.5%다.
◇ 2000억 현금 또다른 M&A 나설까
한국신용평가는 IS동서의 요업사업부 분할 매각과 관련 “건설사업비중은 연결매출대비 약 70% 수준으로 이미 매각된 렌탈사업과 매각예정인 요업사업을 제외할 경우 86%에 달한다”며 “이번 매각으로 단기적 재무안정성은 개선될 것이나 사업안정성엔 다소 부정적”이라고 지적했다. 현재 IS동서의 단기신용등급은 `A3`다.
IS동서는 지난해 9월말 연결기준 매출은 7663억원, 상각전영업이익(EBITDA) 1204억원, 총차입금 1조1340억원, 영업이익률은 6.7%를 기록했다. 이는 2018년 말 영업이익률 22.6%에 비해 3분의 1수준으로 추락한 것이다. 총차입금은 18년 말(7768억원)에 비해 45.9%(3572억원) 늘어났고, 부채비율은 2018년 말 97%에서 지난해 9월말 125.3%로 높아졌다.
IS동서의 주가는 최근 수년간 우하향세를 그리고 있다. 지난 4일 종가는 2만7250원으로, 2016년 7월 6만900원을 고점에 비해선 55.3%(3만3650원)나 하락했다. 최근 52주 최고가는 지난해 6월 3만9550원이고, 52주 최저가는 지난 2일 2만6400원이다. 주가가 줄곧 추락하면서 IS동서는 지난달 26일 100억원 규모의 자사주 매입을 발표했다. 주당 700원의 결산배당도 시행한다. 시가배당률 2.24% 수준으로 배당금 총액은 216억원이다.
이명은 한신평 연구원은 “2000억원을 웃도는 대규모 현금이 유입되면서 별도기준 순차입금은 지난해 말 6056억원에서 3600억~3700억원으로 크게 감소할 것”이라며 “400억원대 처분이익을 감안할 때 부채비율도 소폭 개선되겠지만, 배당과 100억원 수준의 자사주 매입 계획을 감안하면 부채비율 개선 폭은 제한적”이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IS동서가 2000억원을 웃도는 매각대금을 활용해 또다른 인수합병(M&A)이나 인선이엔티 등 친환경 사업 강화에 나설 것으로 보고 있다.
이 연구원은 “2017~2019년에도 아토스스터디(독서실), 바운스(놀이시설), 오티디코퍼레이션(상가운영), 인선이엔티(환경)까지 다양한 사업에 투자했다”며 “건설 외 신사업 관련 지분투자를 늘려왔던 것을 감안하면 차입금 상환보다는 신사업부문 투자 또는 용지확보에 사용될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신평은 매각절차가 완료된 이후 매각대금 활용방안과 이에 따른 포트폴리오 변화, 재무안정성 개선 여부를 중점 모니터링할 방침이다.
일각에서는 권혁운 IS동서 회장이 권홍사 반도건설 회장의 친동생이라는 이유로 한진칼 경영권 확보를 위해 실탄을 쓸 수 있다는 의구심도 제기하고 있다. 하지만 이는 배임 등의 이슈로 현실화하기 쉽지 않을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