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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이 보인다]브라질 대신 인도채권…고성장·고금리 매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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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소현 기자I 2016.11.08 11:39:54

탄탄한 내수 기반으로 7%대 고성장 지속…루피화 안정
한국투자證서 인도 공공기관 채권 판매
세후 수익률 6% 매력

[이데일리 권소현 기자] 은행 예금에 넣어놔도 2%에 못 미치는 초저금리 시대. 자꾸 해외 채권으로 눈이 가는 이유다. 금리 5%만 줘도 이게 웬 떡이냐 하겠지만, 덥석 투자하기엔 트라우마가 발목을 잡는다. 바로 브라질 채권 반 토막의 악몽이다.

브라질 채권은 여전히 10% 이상의 금리를 제공하고 있고 헤알화도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브라질 경제에 대한 불확실성에 헤알화 추가 하락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다. 그렇다면 금리가 다소 낮아도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이고 있는 신흥국 채권으로 눈을 돌려볼 필요가 있다. 인도 채권이 대표적이다.

◇연간 7%대 성장…통화 안정·금리인하 기대


인도 투자매력은 일단 꾸준한 성장세다. 중국의 성장 엔진이 식으면서 글로벌 경제도 같이 가라앉는 모습이지만 인도는 여전히 7%대 고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인도 경제성장률은 실질 국내총생산(GDP)을 기준으로 지난 2009년 이후 5%를 밑돈 적이 없다. 지난해에는 7.3% 성장했고 올해 성장률 전망치도 7.5%에 달한다. 지난해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7% 밑으로 떨어지면서 인도가 역전했다. 대외 수출의존도가 낮고 내수 비중이 높은 인도 경제 구조가 빛을 발한 것이다.

특히 소비력은 인도 경제의 강력한 무기다. 인도 국가응용경제위원회에 따르면 인도 중산층은 2002년 이후 연평균 8.5%씩 증가해 올해 1억3500만가구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인도 소비시장을 이끌 기반이 탄탄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인도 루피가 비교적 안정적이라는 점이 브라질 국채 대비 강점이다. 최근 3년간 원화 대비 인도 루피는 최저 16.33원으로 고점 18.51원에 비해 12% 떨어지는데 그쳤다. 같은 기간 브라질 헤알화가 고점 대비 51% 미끄러진 것에 비해 선방한 것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의 금리인상, 중국발 경기둔화 리스크로 작년 9월 브라질 헤알화가 6% 폭락하고 인도네시아 루피, 터키 리라도 모두 3% 이상 하락했을 때 인도 루피만 1.4% 올랐다.

금리인하 가능성도 인도 채권 투자 매력을 높인다. 인도 기준금리는 현재 6.25%다. 작년 1월 8%였던 기준금리를 7.75%로 낮추면서 인하 기조에 접어들었다. 올해에만 두 차례 인하한 것으로 앞으로 추가 금리인하에 나설 것이란 전망이 높다.

박승진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라구람 라잔 전 인도중앙은행 총재가 정부의 경제정책을 비판하고 부정적인 입장을 표명했던 것과 달리 파텔 신임 총재는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친분이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며 “물가 뿐 아니라 성장 촉진 측면에서도 인도의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실제 9월 취임한 파텔 총재는 지난달 자신이 주재한 첫 통화정책 회의에서 금리인하를 단행했다.

다만 인도 국가신용등급이 S&P 기준 BBB-로 투자부적격 등급을 간신히 웃도는 상황이라는 점은 염두에 둬야 한다. 또 원유 수입국이기 때문에 원자재 가격이 오르면 타격을 받을 수 있다는 점도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인도 공사채 파는 한국증권…세후 수익률 6%

현재 국내 금융사 중에서 인도 채권을 판매하는 곳은 한국투자증권이 유일하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2014년부터 공들여 작년 초 인도 정부로부터 외국인 포트폴리오 투자(FPI) 라이센스를 취득해 인도 채권에 투자할 수 있는 쿼터를 확보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도 국채보다 금리가 높은 인도 공사채를 주로 판매하고 있다. 인도수출입은행과 인도철도금융공사, 마하나갈통신, 인도식량공사 등 공공기관 네 곳의 채권이 대상이다.

이들 공공기관은 인도 정부가 100% 지분을 보유하고 있거나 자회사로 보유하고 있기 때문에 신용이벤트가 발생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게 한국투자증권 설명이다. 인도 정부가 지급보증을 선 것이나 마찬가지다. 인도 자체도 지난 9월 말 기준 외환보유액 3720억달러로 전 세계 8위에 올라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시기별로 공공기관 네 곳의 채권 중 만기나 금리를 감안해 투자자들에게 권하기 적당한 채권을 선정해 판매하고 있다. 이번 주에는 수출입은행이 발행한 2026년 9월1일 만기되는 표면금리 7.62% 채권을 판매 중이다. 앞서 판매한 인도철도금융, 마하나갈통신, 인도식량공사 채권 금리는 7%대에서 10%까지 다양했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대체로 잔존만기 6년에서 10년 사이의 채권을 판매하고 있다”며 “세후 수익률로 연 6% 이상은 나올 수 있는 채권이 대상”이라고 말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인도 채권에 대해 적극적으로 마케팅을 하지 않았지만 투자자들 사이에서 입소문이 퍼지면서 작년 3월 판매를 시작한 이후 총 250억원어치 팔았다.

브라질 국채는 비과세협정에 따라 이자소득세에 대해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지만 인도 채권은 이자소득세 15.4%를 내야 한다. 환차익과 매매평가차익에 대해서는 비과세다. 수수료는 잔존만기에 따라 다르지만 평균 2%포인트 수준이다. 인도 루피로 환전하는 데에 따른 환전수수료는 없다. 최저 투자규모는 3000만원이다.

이 관계자는 “인도가 신흥국 중에서는 드물게 계속 성장하는 국가로 경제 펀더멘털이 가장 안정적”이라며 “특히 해외 채권에 투자할 땐 환 리스크가 중요한데 인도 루피는 하락 위험요소가 낮다는 점에서 매력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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