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2일 오전 10시께 서울 용산구 한남뉴타운 3구역 현장. 정 후보가 공식선거운동 첫날인 이날 오전, 10년 넘게 사업시행인가를 받지 못한 한남뉴타운 3구역을 둘러봤다. 지난 2003년 2차 뉴타운으로 지구지정이 됐지만 10년 넘게 표류한 채 낙후되고 있는 지역이다. 정 후보는 지난 3년간 시장직을 수행한 박 후보를 직접 겨냥해 “자신은 정치가가 아니라고 하면서 실제로는 정치적 이해타산으로 행정을 하는 것 같다”면서 “여기 와보니 그런 생각이 더 든다”고 비판했다.
정 후보는 이날 세월호 사고 여파로 확성기 등을 사용하지 않고 새누리당을 상징하는 빨간 점퍼 대신 남색 점퍼를 입는 등 대대적인 유세는 자제했지만, 박 후보를 향한 날이 선 발언들은 계속 쏟아냈다.
◇‘안전’ ‘개발’ 이슈 동시에 잡기
한남뉴타운 3구역은 다섯 집에 한집 꼴로 정화조 시설도 없다는 게 조합의 설명이다. 정 후보는 아슬아슬하게 살짝 기울어진 몇몇 주택들을 보면서 “저런 건물은 안전등급을 몇 등급이나 받느냐”면서 “장마철에는 다 무너질 것 같다”고 우려했다. 정 후보가 이날 한남뉴타운 3구역을 먼저 찾은 것은 ‘안전’과 ‘개발’ 이슈를 모두 잡겠다는 의도가 깔려있다.
정 후보가 앞서 1시간 전인 이날 오전 9시 서울의 대표적 노후건물인 용산구 이촌2동 시범중산아파트를 찾은 것도 이 같은 전략과 맞닿아있다. 정 후보는 ‘용산개발 정몽준’을 연호하는 주민들을 향해 “용산사업이 무산된데는 박 후보의 책임이 있다. 항상 부정적인 발언을 해 사업을 좌초시킨 장본인이다”고 지적하면서 “용산사업은 서울의 발전을 위해 꼭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시범중산아파트는 재난위험 D등급의 특정관리대상 시설로 지정돼있는 곳이다. 정 후보는 “박 후보 임기 중에 재건축·재개발 허가가 모두 7건에 불과했다”면서 “이렇게 묶어놓으면 안 된다”고 주장했다. 그는 그러면서 “서울 한복판에 이런 (낡은) 아파트가 있다는 게 이상한 일”이라고 말했다. 이에 정몽준캠프 선대위 공동위원장인 진영 의원(서울 용산)도 “서울이 완전히 멈춰있다”고 거들었다.
정 후보는 이어 이날 오전 11시 성산대교를 찾아 이곳저곳을 돌아봤다. 성산대교는 한강교량 가운데 유일하게 안전등급 C등급을 받은 곳이다.
◇용산·서대문·종로‥강북민심 초점
정 후보는 이날 서울 강북 곳곳을 누볐다. 이는 강남에 비해 상대적으로 지지세가 취약한 강북부터 잡아야 여론조사상 나타나는 열세를 극복할 수 있다고 판단해서다. 정몽준캠프 한 참모는 “강북의 안전과 개발을 중시하겠다는 행보”라고 전했다. 강북·안전·개발 등 ‘세 마리 토끼’를 다 잡겠다는 것이다.
정 후보는 이날 오전 용산 일대를 둘러본 이후 오후 12시에는 서대문에 위치한 영천시장을 방문했다. 그는 상인들을 향해 “박 후보가 잃어버린 3년을 되찾아 서울의 명예를 회복하겠다”면서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곧바로 종로에 위치한 광장시장도 찾아 “재래시장들은 필요한 주차장과 화장실 등을 최대한 지원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 후보는 이어 오후 4시 서울 중구 약수역 인근으로 이동해 중구청장 출정식을 함께 했다. 그는 이곳에서 경선을 함께 치렀던 김황식 전 총리와 이혜훈 최고위원 등과 함께 유세를 하면서 박 후보를 강하게 비판했다. 정 후보는 사실상 첫 대규모 유세인 이곳에서 “박 후보를 다시 시민단체로 돌려보내자”고 비판했다.
김 전 총리는 지원유세에서 “박 후보는 안전에 대한 개념이 없다”고 쏘아붙였고, 이 최고위원은 “박 후보는 일을 안 한 사람”이라고 질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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