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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거일 "노동조합, 시장원리에 어긋나는 인위적 독점"

정병묵 기자I 2013.12.10 17:14:52

전경련 출간 '나는 왜 자유주의자가 되었나'에서 밝혀

[이데일리 정병묵 기자] “경제적 자유주의자를 변별하는 궁극적 시험은 노동조합에 대한 태도다. 노동조합이 본질적으로 시장경제의 원리에 어긋나는 ‘인위적 독점’이라는 사실을 명확히 인식하고 노동 시장을 자유롭게 만드는 일이 긴요하다고 믿는 사람들만이 진정한 경제적 자유주의자들이다.”

대표적인 보수 논객으로 불리는 소설가 복거일(사진)씨가 신간을 통해 노동조합을 당연하게 여기는 한국의 지적 풍토에 문제가 있다고 비판했다. 복씨는 과거 ‘영어 공용화’, ‘화폐 공용화’ 론을 주장해 여러 진영으로부터 집중포화를 맞은 것으로 유명하다.

복씨는 전국경제인연합회의 출판자회사 FKI미디어가 10일 펴낸 에세이집 ‘나는 왜 자유주의자가 되었나’를 통해 “특히 지식인들은 노동조합에 대해 호의적이다”고 진단했다. 이어 지식인들은 “강한 자본가나 경영자로부터 약한 노동자들을 보호하는 제도라는 통념을 자명한 진리로 받아들이고 노동조합의 불법행위들을, (심지어) 폭력까지도 너그럽게 대한다”며 “노동조합에 인위적으로 부여한 독점적 지위에서 나오는 폐해들은 알지 못하거나 알아도 외면한다”고 평가했다.

자유시장경제를 옹호하는 본인의 기준으로 현재 노동조합은 시장경제의 질서 원리에 반하는 형태를 갖고 있다는 것이다.

복씨는 또 논란이 됐던 영어공용화론에 대해서도 “(민족어에 대한) 인위적 독점은 노동조합의 경우처럼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개인들의 선택을 줄이고 문화의 진화에 장애가 된다”고 분석했다. 원화 대신 세계의 기축 통화인 달러화를 쓰자고 주장한 것에 대해서는 “궁극적으로 우리 시민들이 모두 달러를 쓰고 원은 퇴장될 것이 분명하므로, 아예 달러를 쓰는 것이 현실적이라는 생각이었다”고 해명했다.

한편 복씨는 “정치나 경제 분야에만 적용되는 자유주의가 아니라 ‘개인들에 대한 사회적 강제를 최소화해야 한다’는 풍속 자유주의가 가장 필요하다”며 “개인의 사생활에 속하는 일들에도 사회가 간섭해야 한다고 믿는 사람들이 너무 많다”고 주장했다. 특히 경제적 자유주의자들 가운데도 풍속적 자유주의자들은 그리 많지 않다고 꼬집었다.

그는 책 출간에 대해 “자유주의는 우리 사회의 구성 원리이지만 자신을 자유주의자로 규정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다“며 ”자유주의에 이끌리지만 주변에서 같은 생각을 지닌 사람들을 찾기 어려운 젊은이들에게 이 책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나는 왜 자유주의자가 되었나’는 복거일씨 외에 이영훈 서울대 교수, 안재욱 경희대 부총장, 김행범 부산대 교수, 현진권 한국경제연구원 소장 등 21인의 에세이를 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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