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의, 성장을 통한 저출생·고령화 적응 전략 보고서
AI 기반 생산성 혁신·노동시장 혁신 등 필요
[이데일리 김소연 기자] 저출생·고령화로 가속화되는 우리나라 노동력 감소 대응과 연금·재정 등 사회시스템 유지를 위해서는 인공지능(AI) 기반 생산성 혁신과 고령인력 활용, 글로벌 인재 유치를 중심으로 한 성장 전략이 필요하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 SGI는 25일 ‘성장을 통한 저출생·고령화 적응 전략’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합계출산율은 2024년 기준 0.75명으로 전년(0.72명) 대비 소폭 개선됐으나 여전히 세계 최저 수준”이라며 “2025년 47.7세인 취업자의 평균연령도 2050년에는 53.7세로 증가해 OECD 국가 평균(43.8세)보다 약 10세 높아질 전망”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인구구조 변화에 따른 노동력 감소에 대응하기 위해 AI기반 생산성 혁신, 고령인력 생산적 활용 등을 통해 잠재성장률을 끌어 올려야 한다”고 제시했다.
대한상의 SGI 김천구 연구위원은 “우리나라보다 먼저 저출생·고령화 위기에 직면한 일본은 ‘인구비전 2100’ 에서 청년·육아지원 등을 통해 인구 감소 속도를 완화하는 ‘정상화’ 전략뿐 아니라, 생산성 향상과 통합적 시스템 개혁 등 사회의 질적 강화를 목표로 한 ‘관리와 적응’ 전략을 동시에 추진했다”며 “우리나라 또한 현실적인 미래 출산율과 외국인 인구 유입 등을 기반으로 미래의 인구 규모와 구조를 설정하고, 생산성 향상 등 성장률을 극대화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어 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SGI는 성장을 통한 저출생·고령화 적응 전략으로 △AI 기반 생산성 혁신 △고령 인력의 생산적 활용 △글로벌 혁신 인재 유치 △노동시장 혁신 등을 제시했다.
 | 자료=대한상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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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고서는 AI 혁신으로 생산성이 향상되고, AI·인간의 협업으로 인해 챗GPT 프롬프트 엔지니어, 자율주행차 전문가 등 신규 일자리가 창출되면 2024~2040년 연평균 잠재성장률이 AI 미도입시 예상되는 잠재성장률(1.15%)보다 0.66%포인트 높은 1.81%를 기록하리라 분석했다. 보고서에서 “단순·반복 업무가 자동화돼 인력을 핵심 업무에 집중 배치할 수 있고, AI 기반 신규 비즈니스 모델 창출·인프라 구축·산업간 융합 등으로 투자가 확대되며, 연구개발 과정 효율화로 경제성장에 기여할 수 있다”고 판단했다.
고령 인력의 생산적 활용도 중요한 적응 전략으로 제시했다. SGI는 “최근 고령층은 교육수준 향상과 기술 발전으로 인해 신체적·정신적 능력의 한계가 축소되면서 젊은 인력과 유사한 수준의 생산성을 발휘할 가능성이 커지고 있다”며 “현재보다 60세 이상 고용률이 5%포인트 상승하면, 잠재성장률이 0.1%포인트 오르고 소득세 수입이 5784억원 증가하는 등 경제 성장과 국가 재정 측면에서 기여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고숙련 외국인 인재 유입의 필요성도 제기했다. 또 노동시장 혁신 등 시스템 개혁을 주문했다. 보고서는 첨단기업과 수출기업 등을 중심으로 주 52시간 근무제 예외 적용 등 근로시간의 유연한 적용이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연공급 형태 임금체계를 업무의 성격과 난이도에 따라 보상하는 직무급제로 개편하고, 정년 연장은 고령 인력의 생산성과 임금 간 격차가 큰 현실을 고려해 일률적인 연장보다는 정년 이후 재고용, 임금피크제 등 기업과 근로자의 요구에 맞는 다양한 방식으로 추진해야 한다고 했다.
박양수 대한상의 SGI 원장은 “우리나라는 지난해 일·가정 양립 중심의 저출생 정책으로 그 효과가 일부 나타나고 있으나 일본과 같은‘관리와 적응’관점의 정책은 추진되지 못하고 있다”며 “여러 정부 부처가 일사불란하게 움직이는 거버넌스 체계를 확립하여 산업경쟁력 강화, 사회시스템 개혁 등 성장 전략을 통한 저출생 문제 극복에 초점을 두고 정책을 수행해야 할 시점이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