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선 D-12]수도권 첫 야권단일화 무산되나…국민의당 '제동'(종합)

정다슬 기자I 2016.04.01 16:59:15

여론조사 때 당명 표기 여부 놓고 갈등 빚어
국민의당 "당명 빼고 여론조사하거나 가산점 부과해야" 지침
김성호 "잠정합의문 일방적 발표…단일화 노력 무산시킨 것"
한정애 "최종합의 끝냈다…김성호 결단해야"

서울 강서병에 출마한 더불어민주당 한정애 후보가 1일 오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 김성호 후보와의 ‘후보 단일화 합의문’을 보이며 설명하고 있다. ⓒ ㈜연합뉴스
[이데일리 하지나 정다슬 원다연 기자]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당 사이의 수도권 첫 야권연대로 주목됐던 서울 강서병의 후보단일화가 시작도 전에 무산될 위기에 처했다.

김성호 국민의당 후보는 1일 “한정애 더민주 후보가 잠정합의문을 일방적으로 언론에 공개하고 기자회견을 강행했다”며 “이는 합의정신을 위반하고 단일화 노력을 무산시키려는 악의적 행위다”라고 비난했다.

앞서 한 후보와 김 후보는 전날 밤 구체적인 경선방식을 논의해 ‘정당 명칭을 포함한 여론조사’와 ‘배심원제’를 각각 50대 50으로 결합한 방식으로 후보단일화를 하기로 합의했다. 아울러 중앙당의 보고를 거쳐 이날 오후 2시께 국회에서 합의문을 함께 낭독하기로 했다.

그러나 김 후보의 보고를 받은 국민의당 중앙당은 단일화 논의를 수용하되 정당명칭 없이 후보자 이름으로 여론조사를 하거나 여론조사에 정당지지율 차이를 반영하는 식으로 추가협상을 하라는 지침을 내렸다. 이에 김 후보는 후보단일화 중재를 맡은 ‘다시민주주의포럼’을 통해 한 후보에게 합의문을 받아들일 수 없다며 재협상을 요구했다.

그러나 이날 더민주를 통해 한 후보와 김 후보 사이의 후보단일화 합의가 이뤄졌다는 내용이 오전에 공표되면서 양측간의 갈등이 불거졌다.

김 후보는 “다시민주주의포럼을 통해 한 후보와 추가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이었다”며 “앞으로 추가협상을 통해 충분히 최종타결을 할 수 있음에도 한 후보가 합의정신을 부정하면서 일방적으로 기자회견을 한다면 이는 단일화협상 자체를 부정하는 것으로 간주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한 후보는 이날 국회에서 단독 기자회견을 열어 “잠정합의문이라고 하는데 이는 합의문 문구까지 작성한 최종합의”라고 주장했다. 그는 ‘합의문’을 낭독하며 “어제밤 늦게 김 후보 본인이 중앙에 보고하지 않았지만 합의문에 대해선 책임지겠다고 한 만큼 성실히 이행될 수 있도록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김 후보는 통화에서 “협상 자체는 개인적인 결단을 했지만 최종적인 것은 당의 추인을 받아야 한다”며 “다시민주주의포럼을 통해 한 후보와 추가적인 협상을 진행하고 있는 상황에도 이를 발표한 것은 납득할 수 없다”고 반박했다.

야권연대 방식을 두고 양 후보간의 갈등이 깊어지면서 후보단일화 합의마저 무산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김 후보는 “(후보단일화라는) 대원칙은 합의했으니 투표용지가 인쇄되는 4월 4일 전 세부적인 것은 논의할 수 있다”며 추가논의 가능성을 열어놨다. 반면 한 후보는 “이게 최종합의인데 더이상 어떤 걸 하나”라고 말했다.

중재 역할을 맡은 다시민주주의포럼은 국민의당 중앙당이 김 후보에게 압박을 해 후보단일화 협상을 뒤집었다며 강하게 비판했다. 포럼은 이날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와 이태규 전략홍보본부장은 시종일관 ‘후보자 간의 연대논의는 막을 수 없고 후보등록만 한다면 개입하지 않겠다’고 밝혀왔음에도 이면에서는 자당 후보자들에게 당명을 뺀 여론조사를 강제지침으로 압박해왔다”며 “국민의당은 후보단일화에 대한 내부지침을 즉각 철회하고 수없이 공언한 대로 후보자 간 단일화에 대해 전면 허용할 것을 촉구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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