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지화·다장르로 시장 육성”…인도에 ‘K게임’ 씨앗 뿌린 크래프톤

김정유 기자I 2023.09.26 16:05:17

손현일 크래프톤 인도법인장 화상인터뷰
BGMI 서비스 중단 극복하고 다시 지표 회복
인도대사 방문하는 등 현지 신뢰도도 상당
현지화 노력과 신규 장르로 시장 창출 노력
인디아 게임인큐베이터로 현지 개발사 지원도

사진=크래프톤
[이데일리 김정유 기자] “인도에 진출한 글로벌 게임사 중 현지화가 가장 잘 된 곳은 크래프톤(259960)이라고 자부합니다. 퍼스트무버(선구자) 이점을 극대화해 다양한 장르의 게임을 현지에 선보이고, 인도 소규모 개발팀들을 위한 인큐베이터 사업도 추진할 계획입니다.”

손현일(사진) 크래프톤 인도법인장은 25일 이데일리와의 화상 인터뷰를 통해 “현재 글로벌에서 가장 빠른 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지역이 바로 인도다. 해외 기업들에게도 상당히 열려있는 시장인만큼 적극적으로 현지 게임 시장에 투자하고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기준 인도 게임 시장은 26억 달러(한화 3조5000억원)규모로, RMG를 제외하면 나머지 시장은 6억~7억 달러(8000억~9000억원) 수준이다. 매년 15% 이상 성장 중인 시장이다.

크래프톤은 인도 시장에 ‘배틀그라운드 모바일 인도’(BGMI)를 서비스하고 있다. 국내 게임사의 인도 진출은 흔치 않은 일이다. 2017년께 장병규 크래프톤 의장이 4차산업혁명위원장 시절, 문재인 전 대통령과 함께 인도를 방문한 이후부터 현지 진출에 대한 고민이 시작된 것으로 전해졌다.

손 법인장은 “당시 우리 게임의 인도, 중동 시장내 트래픽 등이 크게 상승하면서 관심을 갖기 시작했고, 장 의장이 대통령 순방을 함께 다녀온 이후 경영진들에게 ‘인도에 많은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현지 진출이 본격화됐다”고 회상했다.

2021년 7월 출시된 BGMI는 게임 장르가 한정적이었던 인도에 총기를 통한 배틀로얄 장르를 처음 선보이며 현지에서 큰 인기를 끌었다. 출시 1년여만에 누적 이용자 수 1억명을 돌파하며 인도의 ‘국민 게임’으로 자리잡고, 가장 많은 매출을 낸 모바일 게임으로도 선정됐다.

하지만 지난해 7월 돌연 서비스가 중단됐는데, 인도와 중국간 극심해진 국경 분쟁 때문이었다. 당시 BGMI는 중국 텐센트(퍼블리셔)를 통해 서비스됐던만큼 이것이 문제가 됐던 것으로 추정됐다. 손 법인장은 당시를 생각하면 아직도 아찔한 경험이라고 털어놨다.

그는 “서비스 재개를 어찌하면 좋을까 고민하다가, 결국 우리가 직접 서비스하는 방식으로 바꿨다”며 “서비스 중단 기간에 인도 당국과 수차례 커뮤니케이션을 진행하는 등 외부적인 노력도 했다. 결국 올해 5월 서비스를 재개했는데 중단 이전의 성과 지표를 모두 회복했다”고 말했다.

우여곡절을 겪었지만 현재도 BGMI는 인도에서 가장 잘 나가는 모바일 게임이다. 최근 아밋 쿠마르 주한인도대사 등이 한국과 인도 수교 50주년을 맞아 장병규 의장과 손 법인장을 만나러 온 것도 크래프톤의 영향력을 잘 보여준다.

손 법인장은 “과거 인도 게임 시장은 현금을 지불하고 승부 결과에 따라 돈을 받는 ‘리얼머니 게임’(RMG) 중심이었다. 이외의 새로운 장르를 접할 기회가 별로 없었다”며 “BGMI를 통해 배틀로얄 장르의 슈팅게임에 대한 매력을 느꼈고, 모바일 이용자가 많아 더 파급력이 커진 것 같다”고 설명했다.

크래프톤은 인도 게임 시장을 함께 성장시키는 ‘파트너’로서의 역할도 준비하고 있다. 현재 준비 중인 ‘크래프톤 인디아 게임인큐베이터’가 한 예다.

손 법인장은 “인도에서 직접 개발하거나, 큰 게임을 현지에서 퍼블리싱하는 것이 우리의 중요한 전략 중 하나여서 현지 개발사에 대한 투자도 지속적으로 진행하고 있다”며 “연내엔 ‘인디아 게임인큐베이터’라는 이름으로 인도 소규모 개발팀들을 초기 지원하는 액셀러레이터 개념의 사업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했다.

이어 “향후에도 크래프톤은 인도 게임시장의 점유율 지키고 새로운 장르도 지속적으로 소개해나갈 것”이라며 “인도는 현재도 크래프톤의 매출에 적지 않게 기여하고 있지만 추후엔 성장동력에 더욱 더 기여할 수 있는 곳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주요 뉴스

ⓒ종합 경제정보 미디어 이데일리 - 상업적 무단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