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기후회담 시작…美케리 "실질적 진전 시급"

김겨레 기자I 2023.07.17 16:45:21

17일 美케리·中셰전화 기후특사 4시간 회담
메탄가스 등 온실가스 저감 논의
외신 "구체적 진전 없을 것" 전망도

[홍콩=이데일리 김겨레 기자] 세계 온실가스 배출 1, 2위국인 중국과 미국이 온실가스 저감을 위한 기후 회담을 시작했다.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왼쪽)가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별대표와 17일 중국 베이징에서 만나고 있다. (사진=로이터·연합뉴스)


17일 로이터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존 케리 미국 기후변화 특사와 셰전화 중국 기후변화 특별 대표는 이날 오전 9시부터 오후 1시 10분까지 중국 베이징의 한 호텔에서 회담했다.

케리 특사는 이날 셰 대표와 만난 자리에서 “앞으로 3일동안 우리는 인간이 만든 인류 공동의 위협과 도전(기후 변화) 해결을 위해 중국과 미국이 진지하게 임하고 있다는 신호가 될 만한 몇 가지 큰 조치를 시작할 수 있기를 바란다”며 “실질적 진전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셰 대표는 “이번 회담이 양국 관계 개선에 기여할 것”이라며 “우리는 특사로 임명된 이후로 53번이나 만났다”고 말했다. 두 사람은 전날 저녁에도 함께 식사를 했으며, 서로를 ‘친구’라고 부르는 등 따듯한 분위기였다고 로이터는 전했다.

19일까지 진행되는 미·중 기후회담에서는 메탄가스와 비 이산화탄소(non-CO2) 저감 문제를 논의하고 오는 11월 아랍에미리트(UAE) 두바이에서 열리는 제28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8)를 준비할 것으로 보인다. 미·중이 2021년 11월에 구성하기로 합의한 공동 실무 그룹을 부활시키는 내용을 논의할 가능성도 있다.

다만 화석 연료와 친환경 산업 등에 대한 미·중의 입장 차이로 구체적인 진전은 없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미국은 세계 최대 온실가스 배출국인 중국이 기후 변화에 더 책임 있는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케리 특사는 이날도 “중국은 세계 최대 태양광 에너지 생산국이지만 신규 석탄 화력발전소 가동이 늘어나 그 효과가 상쇄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중국 측은 미국이 기후 의제에 진정성이 있다면 중국산 태양광 패널과 배터리 부품에 대한 제재부터 해제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리 슈오 그린피스 아시아 정책 고문은 블룸버그에 “케리 특사의 방중에도 서류상으론 어떤 것도 즉시 해결하지 못할 수 있다”며 “향후 진술이나 약속을 위한 토대를 마련하는 정도가 될 것”이라고 전했다.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도 “이번 회담에서 구체적인 진전이 거의 없을 것”이라며 “미국이 양국 관계 개선에 진정성을 보이지 않는다면 기후 문제 해결을 위해 중국에 협력을 요구하는 것은 비현실적”이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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