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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식물가 상승세가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고 있다. 점심값 급등을 의미하는 ‘런치플레이션’이라는 용어가 현실화한 가운데 외식비 부담이 계속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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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년 동안 가격 인상률이 가장 높았던 메뉴는 삼계탕(1원6346원)과 자장면(6915원)으로 각각 12.7%, 12.5% 올랐다. 1년 새 대표 점심 메뉴인 비빔밥(1만192원)은 1만원대, 김밥(3123원)은 3000원대로 앞자리가 바뀌었다.
단가가 가장 높은 삼겹살(200g)은 작년보다 2000원가량 오른 1만9236원으로 2만원대 돌파를 눈앞에 뒀다. 냉면(1만923원), 칼국수(8808원)도 각각 1만1000원, 9000원대 돌파는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8개 메뉴의 연간 가격 상승률(전년대비)은 2021년 5.4%에서 2022년 10.0%로 크게 뛰었다. 지난해 급등세가 올해도 계속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대로라면 올해도 ‘밖에서 뭘 사 먹기 무서운’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실제 통계청에 따르면 4월 외식물가 상승률은 7.6%로 전달보다 0.2%포인트 올랐다. 각종 원부자재 가격 상승 탓이다. 특히 세계 설탕 가격이 올해 들어 매달 상승하면서 2011년 10월 이후 11년 6개월 만에 최고치 기록, 전방위적인 식탁 물가를 압박하고 있다.
업계가 가격을 올리면 각종 가공식품에 외식비까지 추가로 더 상승할 우려가 있다. 설상가상으로 16일부터 전기, 가스요금 5% 상승하면서 서민의 가계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외식업계에선 가격 인상 압박을 버티기 힘들다고 호소한다. 한 외식업체 관계자는 “작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하면서 국제 식량 수급 상황 악화로 원맥, 식용유 등 각종 원부자재 가격이 뛰었는데 올해 들어 꺾일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라며 “소비자 부담이 가중되고 있는데 업체도 가격을 올릴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식비뿐만 아니라 가스요금, 전기요금 동반 인상으로 서민들의 지갑이 더욱 얇아지고 있다”라며 “소득 인상분보다 물가가 너무 뛰니 가처분소득(개인소득 중 소비·저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는 소득)이 크게 줄어들어 경기 불황이 장기화할까 우려된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