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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8일 통계청이 발표한 2020년 4분기 가계동향조사에 따르면, 4분기 가구당 평균소득은 516만 1000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8% 증가했다. 취업자 감소와 자영업 불황으로 근로소득과 사업소득이 각각 0.5%와 5.1% 줄어든 340만 1000원과 99만 400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감소다.
근로소득과 사업소득 감소 속에 피해계층에 지급한 2차 재난지원금과 추석 연휴 용돈 등의 영향으로 이전소득이 전년 대비 25.1% 증가하며 전체 소득 감소를 막았다. 재난지원금 등 공적이전소득은 22.7% 증가한 41만 7000원, 연휴 용돈 등 사적이전소득은 30% 늘어난 22만원이었다.
◇전체 소득 증가…근로·사업소득 감소 속 재난지원금이 떠받쳐
이전소득 여파로 모든 계층서 소득이 증가했지만 5분위(상위 20%) 가구의 근로소득이 증가하며 소득 격차는 더 벌어졌다. 1분위(하위 20%) 가구 소득은 164만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증가했다. 5분위는 같은 기간 2.7% 증가한 1002만 6000원을 기록했다. 이밖에 2분위 327만 5000원(0.1% 상승), 3분위 462만 8000원(1.2% 상승), 4분위 623만 1000원(2.0% 상승)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2.7% 증가한 1002만 6000원을 기록한 5분위는 모든 계층 중 유일하게 근로소득(721만 4000원)이 전년 대비 1.8% 늘어났다. 통계청 관계자는 “5분위 가구의 경우 다른 계층에 비해 취업자가 줄어들지 않으며 견고한 모습을 보인 것이 영향을 미쳤다”고 분석했다.
반면 상대적으로 고용 취약계층이 많은 1~2분위의 경우 근로소득이 감소했다. 1분위(하위 20%)의 경우 근로소득은 59만 6000원으로 같은 기간 13.2% 줄었다. 2분위 근로소득(188만 2000원)도 같은 기간 5.6% 감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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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동명 통계청 사회통계국장은 “코로나 재확산에 따라 숙박·음식 등 대면서비스업을 중심으로 취업자 감소와 자영업 업황 부진 등이 지속된 영향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전국민 지원 이후 일시적 분배개선 이후 2분기 연속 악화
소득 분배 지표로 활용하는 균등화 처분가능소득(가구소득을 가구원 단위로 배분) 5분위 배율은 4.72배로 전년 동기 4.64배 대비 0.08배포인트 악화됐다. 앞서 5분위 배율은 전국민 재난지원금이 지급됐던 지난해 2분기 당시 4.23배까지 내려갔다가 3분기 4.88배까지 올랐다.
정 국장은 “1차 재난지원금은 전국민을 대상으로 해 지원금이 많아 (5분위 배율 개선) 정책효과가 많이 나타났다”며 “(선별이었던) 2차 재난지원금의 경우 9월과 10월로 나눠 지급돼 3분기와 4분기로 효과가 분산됐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코로나19 여파로 인한 취약계층의 고용·소득 어려움이 지속돼 두 분기 연속 분배가 악화된 상황을 엄중히 인식하고 양극화 고착을 막기 위해 정책 역량을 집중한다는 방침이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날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관계장관회의에서 “피해계층에 대해 더 두텁고 넓게 지원하기 위한 추경안 마련에 속도를 내겠다”며 “일자리 취약계층에 대한 고용지원과 민간일자리 상황 개선을 위한 노력도 한층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보다 세밀한 핀셋 지원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김소영 서울대 교수는 “하위 계층의 어려움이 더 크다는 점이 드러났다”며 “이들에 대한 선별지원이 옳은 방향”이라고 말했다. 그는 “소득자료나 매출자료 등을 자세히 이용해 피해계층에 대한 더 세밀한 핀셋지원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