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부의 부동산 정책이 실패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에 대한 김현미 국토교통부 장관의 답변이 성난 민심에 기름을 부어 식을 줄 모른다.
실검에는 ‘김현미’가 등장했다. 6·17 부동산 대책에 반대하는 국민들은 포털사이트에 검색어를 반복 입력해 ‘김현미 장관 거짓말’이라는 키워드를 실시간 검색어 1위로 만들어냈다. 전국 단위로 6·17 대책 반대 집회가 늘어나는 가운데, 급기야 야당 뿐 아니라 정부에 우호적인 진보성향 시민단체에서도 “잠꼬대 같은 이야기를 하고 있다”며 김 장관의 사퇴를 촉구하고 나섰다.
국토부는 김 장관의 발언을 놓고 아직 대책의 후속 조치가 이뤄지지 않아 정책의 효과를 판단하기 위해서는 후속조치가 조속히 이뤄질 필요가 있음을 언급한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이를 곧이곧대로 이해할 사람은 많지 않아 보인다. 가히 해석을 거쳐야 하는 수준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부동산 가격만큼은 정부가 안정을 자신한다”고 했던게 7개월 전이다. 그간 12·16, 2·20, 6·17 대책 등 정부가 꺼낼 수 있는 규제 카드를 지속적으로 내놨지만 현재 실무진에서는 “아직 추가적으로 해봐야 효과를 안다”는 식의 답변을 내놓는데 그친 꼴이다.
일부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의 정책이 아예 효과가 없는 것은 아니라며 “부동산 가격을 하락으로 이끌진 못했으나 급등세를 둔화시키는 결과가 나타날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국민들의 분노가 깊어지는 이유는 무주택 서민들의 주거불안이 갈수록 가중된다는 점이다.
부동산 규제를 피한 틈새시장으로 수요가 몰리는 ‘풍선효과’에 이어 이제는 똑같은 규제를 받을 바에는 큰 도시에 집을 사려는 ‘빨대효과’까지 나타났다. 규제 역풍으로 서울 집값이 튀어 오르면서 집주인들이 계약파기를 요구하는 사례가 늘어나는가 하면, 재건축 아파트에는 실거주 2년 의무 조건이 붙자 세입자는 혹여나 쫓겨나진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몇 일전 비규제지역인 김포 아파트 단지를 찾아 중개업소에 물어보니 대책 발표 여파로 급매물은 갭투자자들이 모두 쓸어가고, 호가는 1억원 넘게 뛰었다고 한다. 그 말을 듣는 순간 비행기 소리가 ‘윙’하고 나는데도 말이다. 지금 현장에서는 부동산 정책이 종합적으로 실패한건 아닌가 하는 불안감을 넘어섰다. 공포가 작동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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