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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최근 세계적 디자인 업체인 영국 탠저린의 공동대표를 지낸 이돈태씨를 디자인경영센터 글로벌디자인팀장(전무)으로 영입했다고 15일 밝혔다.
이 전무는 홍익대 산업디자인학과와 런던왕립예술학교를 졸업한 후 탠저린에서 공동대표를 맡아 왔다. 탠저린은 아이폰 디자인으로 유명한 조너선 아이브 애플 디자인 총괄(수석부사장)이 설립한 회사다. 탠저린의 디자인 혁신 DNA를 삼성에도 심겠다는 전략이다.
이 전무는 단순한 ‘디자이너’가 아닌 기업의 성과를 함께 고민하는 ‘디자인 경영자’로 알려져 있다. 그는 디자인 경영 키워드로 ‘포어사이트’(foresight)를 제시했는데 디자인도 데이터와 경험을 바탕으로 미래를 상상하고 예측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 전무의 대표작으로는 브리티시항공의 비즈니스석이 꼽힌다. S자 형태로 마주 보게 한 좌석으로 승객이 일자로 누울 만큼 넓은 공간을 확보한 디자인이다. 이러한 변화로 브리티시항공은 비즈니스 좌석을 20% 더 늘릴 수 있었고, 만년 적자에서 벗어나 영업이익이 매년 8000억원씩 늘어나는 성과를 냈다.
삼성물산의 대표 브랜드 래미안도 그의 손길을 거쳤다. 이 전무는 2006년부터 2012년까지 삼성물산의 주택건설 디자인 고문으로 활동하며, 래미안 주거공간 디자인에 참여했다.
이 전무와 삼성의 인연은 22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이 전무는 삼성전자가 1993년부터 시작한 ‘삼성디자인멤버십’ 1기 졸업생이다.
디자인멤버십은 디자인 인재 육성을 위해 대학생들에게 자유로운 창작 활동과 다양한 경험을 해 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제도다.
22년 전 삼성 장학생이 삼성의 디자인 혁신을 주도할 책임자로 돌아온 셈이다.
업계에서는 실적 부진에 시달리고 있는 삼성전자가 디자인 경영 혁신을 통해 활로를 찾을 수 있을 지 주목하고 있다.
이 전무가 일하는 디자인경영센터는 윤부근 삼성전자 사장 산하 조직이다. 사업부 소속이 아닌 디자인 경영 연구소 소속으로 삼성전자 제품 전반에 걸친 디자인 혁신을 담당하면서 큰 틀을 잡는 역할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은 그동안 외부 디자이너를 꾸준하게 영입해 왔다. 고유의 디자인으로 소비자에게 사랑받고 있는 애플과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 기업 등 전자업계의 경쟁이 점차 치열해지고 있는 가운데 삼성도 제품 디자인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주력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이 전무가 디자인 역량을 한층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이 전무는 삼성전자의 디자인 경영 역량을 강화하기 위해 영입됐다”며 “삼성전자 제품 전반에 걸친 디자인의 큰 틀을 잡는다고 보면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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