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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 관계자는 “주요 시장의 소비심리 회복이 늦어지고 있다”며 “2분기 들어 본격화한 미국 통상정책 변화가 관세 비용 부담과 시장 내 경쟁 심화로 이어지는 등 비우호적인 경영 환경이 지속됐다”고 설명했다.
이번 실적은 TV사업을 담당하는 MS사업본부의 부진이 악영향을 미쳤다. TV 제품의 원재료인 액정표시장치(LCD) 가격이 상승한 데다 중국 TCL, 하이센스 등이 저가 공세로 점유율을 높이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대미 보편관세 및 철강·알루미늄 파생관세와 물류비 등 비용 증가도 수익성에 영향을 줬다. TV사업은 그동안 ‘실적 효자’ 역할을 해 왔다. 그런데 올해 1분기 영업이익마저 50억원을 넘지 못하며 부진을 거듭하고 있다. 올해 영업손실 가능성까지 거론될 정도다.
그나마 생활가전은 수요 감소 속에서도 프리미엄 시장 공략과 함께 중저가 시장을 겨냥한 ‘볼륨존’ 전략으로 성과를 냈다. 제품과 서비스를 결합한 구독 사업도 꾸준하게 성장하며 실적에 기여했다. 전장 사업의 영업이익은 매출 증가와 운영 효율화로 전년 대비 증가하고 있다.
LG전자는 올해 하반기 △전장, HVAC 등 기업간거래(B2B) △구독, 웹OS 등 논-하드웨어(Non-HW) △LGE.COM의 D2C(소비자직접판매) 등에 집중하며 질적 성장을 추구할 계획이다. B2B는 상대적으로 수요·가격 변동성이 낮다는 특징이 있다. 거래선들과 관계를 기반으로 한 솔루션 사업을 확장하고 진입장벽을 구축하는데 유리해, LG전자가 주력하고 있는 분야다. 하반기에는 B2B 신사업에 더 드라이브를 걸어 수익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특히 HVAC 사업은 최근 인수 계약을 체결한 유럽 온수 솔루션 기업 OSO의 인수 절차를 마무리하고 유럽 공기열원 히트펌프(AWHP) 시장 공략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LG전자는 HVAC을 B2B 사업의 중심으로 꼽고 동남아, 중남미, 중동·아프리카 등 ‘글로벌 사우스’에서 사업 확대를 모색하고 있다. 상업용 공조시스템, 산업·발전용 냉방기 칠러(Chiller) 등에서 AI 데이터센터 수주도 늘리겠다는 목표다.
올해 하반기부터는 물류비 부담이 다소 줄어들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상반기보다 비용 절감 효과가 커질 수 있어서다. LG전자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물류비가 대폭 증가한 영향으로 ‘상고하저’ 흐름을 벗어나지 못했다. LG전자는 TV 사업의 운영 효율화와 동시에 관세 대응 전략을 담은 ‘플레이북’을 활용하는 등 건전한 수익구조를 확보한다는 방침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