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스타항공은 AOC 발급 전 시행하는 ‘비상탈출훈련’ 평가도 지난 21일 통과했다. 비상탈출시험은 기장이 탈출 명령을 내린 후 승무원이 항공기 문을 열고 비상 탈출을 위한 슬라이드를 펼치는 데까지 15초 안에 마무리해야 하는 시험이다. 앞서 같은 저비용항공사(LCC) 에어서울의 경우 지난 2016년 비상탈출 훈련 통과 후 단 1주일 내에 AOC가 발급되고, 2주 내에 취항까지 이뤄진 바 있다.
이스타항공은 AOC를 발급받게 되면 이후 노선허가 취득, 운임신고 등의 절차를 거친 후 운항개시가 가능하다. 다만 운항개시 이후 일정기간 동안 정부의 중점 감독대상으로 지정돼 특별 관리를 받게 된다. 운항증명 당시 확인한 안전운항체계가 지속 유지되고 있는지 국토부가 종합적으로 들여다보는 것이다.
지난 2007년 설립된 이스타항공은 2009년 1월 김포-제주 노선을 시작으로 같은 해 12월 국제선 시장에 진출했다. 이스타항공은 운항 4년 만에 흑자를 기록하면서 항공 시장에 안착했지만 2019년 일본 불매운동이 벌어지면서 경영에 위기가 닥쳤다. 여기에 2020년 들어 코로나19 사태까지 겹치면서 심각한 경영난과 재무건전성 악화로 결국 지난 2020년 3월 말부터 전면 운항 정지 상태에 들어갔다.
사실상 파산 위기에 몰린 이스타항공은 2021년 1월 기업회생절차를 밟았고, 그해 6월 국내 중견기업 ㈜성정에 인수돼 1000억원 이상의 자금을 투입하면서 지난해 3월 가까스로 기업회생에 성공했다. 그러나 항공기를 띄우기 위해 꼭 필요한 AOC(항공운항증명) 발급이 미뤄지면서, 이스타항공의 재무 구조는 계속 악화했다.
설상가상으로 이스타항공 창업주인 이상직 전 민주당 의원의 횡령·배임 문제와 취업 비리 의혹, 타이이스타젯 설립 및 전 대통령 사위 취업 의혹 등이 불거지면서 AOC 발급은 난항에 빠졌다. 자금 사정이 한계에 다다른 성정은 결국 새로운 투자자를 물색한 끝에 올해 초 사모펀드(PEF) 운용사인 VIG파트너스에 이스타항공 지분과 경영권을 모두 넘기게 됐다.
VIG파트너스를 새 주인으로 맞은 이스타항공은 1000여억원의 자금을 수혈받아 자본잠식을 해소했고, 운항 재개를 위해 항공운항증명(AOC) 발급도 다시 절차를 밟는 중이다. 앞서 이스타항공은 지난 2020년 초 법정관리 돌입 전까지 국내선 4개, 국제선 32개 등 총 36개의 노선에서 운항한 바 있다.
이스타항공은 이번에 AOC를 발급받아 운항 재개에 들어가면 김포-제주 등 국내선을 먼저 띄운 후 5~6월부터 국제선까지 노선을 점차 늘려갈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항공기 3대를 보유하고 있는 이스타항공은 추후 수요 증가에 대비해 최소 3대 이상 항공기 리스도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