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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6일(현지시간) 발표된 씨티은행 ‘2021년 홍콩 부자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해 홍콩의 ‘백만장자’는 4만3400명으로, 전년 51만5000명에서 약 15% 줄어들었다. 이 보고서의 백만장자 기준은 금융자산이 1000만홍콩달러(약 127만4000만달러, 한화 16억920만원) 이상이면서, 100만 홍콩달러(약 1억6097만원)가 넘는 예금 등 유동자산을 보유한 사람이다. 설문조사는 지난해 10월부터 올해 1월 사이, 21세부터 79세 사이 홍콩 거주자 3786명을 대상으로 실시됐다.
조세핀 리 씨티은행 홍콩 책임자는 “백만장자의 수 감소는 홍콩과 중국 주식시장의 실망스러운 성과의 결과”라고 짚었다. 지난해 미국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500이 27.23% 상승하는 동안 상하이 종합은 4% 오르는 데 그쳤고 홍콩 H지수는 24% 하락했다.
리 책임자는 “설문조사에 참여한 3분의 1 이상은 코로나19로 인해 전년 보다 주식 투자에 보수적이라고 답했다”면서 “더 많은 현금을 보유하고, 새로운 투자를 줄이며, 저위험 상품에 투자하는 방식을 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채권과 뮤추얼 펀드가 투자 상품으로 인기를 끌었다고 덧붙였다.
백만장자의 수는 줄었지만 평균 재산은 늘어났다. 백만장자의 평균 재산은 전년 1550만홍콩달러(약 24억9500만원)에서 1570만홍콩달러(약 25억2700만원)로 소폭 늘어났다. 백만장자들 사이에서도 부익부 빈익빈 현상이 나타난 것으로 추정된다. 백만장자 중 대다수는 부를 유지하거나 키웠지만, 3분의 1은 주식투자로 평균 110만홍콩달러(1억7700만원)의 손실을 입었다.
국제 자산정보업체 웰스엑스에 따르면 홍콩은 세계에서 가장 풍요로운 도시 중 하나로, 지난해 기준 홍콩 주민 중 6만명 이상이 500만달러(약 63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었다. 이는 전체 인구 대비로 봤을 때 주민 125명 중 한명 꼴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