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부동산 시장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 지난 26일 한국부동산원 발표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전주 대비 0.30% 상승해 18주 연속 상승세다. 특히 이번 주 상승 폭은 2018년 9월 둘째 주 이후 5년 10개월 만에 최대치다. 전국 아파트 매매가도 0.06% 오르며 전주(0.05%)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정부가 지난 25일 급하게 ‘부동산 시장 및 공급상황 점검 TF’를 개최하고 ‘8월 모든 수단을 동원한 획기적 공급 대책’을 예고한 것도 이 때문이다.
앞서 여당에서는 6월부터 꾸준히 금리인하 필요성을 강조해왔다. 지난달 13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위원장인 송언석 의원은 입장문을 내고 “우리 경제가 급속하게 침체되는 것을 막고 민생고를 해소하려면, 선제적 금리 인하를 적극 고려해야 한다”고 했다. 최근 여당 민생경제안정특별위원회에서도 한국은행을 불러 금리인하를 요청하기도 했다.
다만 통상 금리인하는 시중 유동성을 확대시켜 부동산 가격 상승세를 부추긴다. 우리나라를 포함한 전 세계 부동산 시장이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제로금리에 가까울 때는 급등했다가 금리를 조이기 시작하면서 다시 추락한 것도 이에 따른 영향이다. 섣부른 금리인하가 부동산 정책 실패로 이어질 수 있는 셈이다.
부동산 정책은 여당으로서는 전 문재인 정부와 강력하게 차별화시켜야 하는 부분이다. 지난 4월 도시 주택 공급 점검회의에서는 윤 대통령이 직접 “과거 잘못된 부동산 정책으로 전 국민이 고통을 경험한 바 있다”며 “지난 정부가 주택가격 상승 원인을 투기 문제로만 보고 징벌적 보유세 등 수요 억제에만 집중했다”고 지적하기도 했다. 여당이 부동산 시장을 자극할 수 있는 금리 인하와 종부세 개편에 멈칫한 이유다.
실제 여당 기재위원 사이에서도 금리인하 요구에 신중한 기류도 감지된다. 한동훈 당 대표 역시 후보시절에 참석한 한 방송토론회에서 “금리를 무작정 낮추는 것이 물가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기데 단순하게 접근할 문제는 아니다”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다만 2분기 국내총생산(GDP) 발표에서 내수침체가 확인됨에 따라 다시 금리인하 목소리가 높아질 가능성도 크다. 2분기(4~6월) GDP 성장률은 전분기 대비 -0.2%로 2022년 4분기(-0.5%) 이후 최저치다. 특히 내수 부진으로 인해 내수 성장기여도는 0.5%포인트에서 -0.1%포인트로 마이너스로 바뀌었다.
다만 김우철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내수가 다소 부진한 상황이라고 하지만 이는 직전 1분기가 너무 좋았던 데 따른 기저효과로 봐야한다”며 “시급하게 금리정책의 변화가 필요한 상황이 아니기 때문에 정치권이 나서기 보다는 한국은행의 결정을 지켜보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