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직까지 이스라엘과 하마스가 속한 팔레스타인은 원유 생산지가 아닌 만큼 세계 원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지만 사우디아라비아 증산 지연, 이란의 원유 수출 감소 등에 따라 유가 향방은 얼마든지 달라질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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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동발 원유 공급 불확실성으로 지정학적 리스크 프리미엄이 확대되면서 신규 매수 수요가 유입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유가보다는 천연가스 가격이 급등세다. 이스라엘이 안전 상의 이유로 타마르 지역 천연가스 생산을 중단한 데 따른 것이다. 공급차질 우려로 네덜란드 TTF(Dutch Title Transfer Facility) 선도가격은 9일 17%, 10일 15% 올랐다.
황유선 국제금융센터 책임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은 원유 생산지가 아닌 만큼 당장 세계 원유 공급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이라며 “사우디아라비아의 증산 지연, 이란의 원유 수출 감소 등의 여부에 따라 유가 향방이 결정될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고 밝혔다.
미국이 추진하던 사우디와 이스라엘 관계 정상화가 이번 분쟁으로 지연되면서 사우디가 조기에 증산에 나설 가능성도 줄어들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란이 하마스의 공격을 지원했다는 의혹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미국이 그동안 암묵적으로 완화했던 대이란 원유 생산 및 수출에 대한 제재 집행을 강화할 소지가 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 글로벌에 따르면 이란이 하마스의 이스라엘 공격 계획을 도왔다는 확실한 정황 증거만으로도 이란의 원유 수출에 제재를 가하기에 충분할 것으로 평가된다.
황 연구원은 “미국이 이란에 대해 강경 스탠스로 전환할 경우 전 세계 원유 공급의 0.5~1%가 감소할 위험이 있다”며 “최근 전세계 원유 수급이 공급 부족 상황임을 감안할 때 이란 원유수출을 제재하면 브렌트유 가격이 배럴당 100달러를 상회할 소지가 있다”고 설명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이란의 산유량이 일일 10만배럴 감소할 때마다 유가 전망치는 배럴당 1달러씩 상승한다.
황 연구원은 “중동 지정학적 리스크는 예측하기 어렵다는 점을 감안하면 당분간 유가는 상당한 변동성이 예상된다”며 “특히 중동 사태 악화로 원유 공급에 대한 불안감이 극대화되고 투기 매수세가 대거 유입될 경우 유가 급등세가 나타날 수 있음에 유의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