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겨울 대표하는 식품 유형으로 따뜻한 국물이 꼽히고 개중에 라면은 대표주자 격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KREI)이 2015~2018년 소매업체 4200곳의 판매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보면 이 기간 라면 매출은 분기 기준으로 4분기부터 이듬해 1분기까지 점증했다.
추운 날씨를 따뜻한 국물로 이기려는 심리는 찌개류 매출도 견인한다. 샘표식품에 따르면, 이 회사의 지난해 찌개류 매출은 연중 3분기부터 증가하기 시작해 4분기에 정점을 찍었다. 찌개류 매출을 분기별로 보면 4분기가 약 30%로 가장 컸다. 지난달 `한우 사골부대찌개 양념`을 출시한 것은 올 겨울 장사를 대비한 포석이다. 대상 청정원의 상온 곰탕의 11~2월 매출이 연매출에서 40% 남짓을 차지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데워 마시는 음료수도 날개를 다는 시기가 빨라진 점에서 음료업계도 고무적이다. 탄산과 얼음 매출이 줄어드는 대신 따뜻한 커피와 차류, 티백류 등 매출이 는다.
특히 두유업계는 4분기부터 내년 1분기까지가 연중 성수기다. 업계 1위 정식품의 두유제품 베지밀은 한 해 매출 과반이 이 기간에 일어난다. 특히 병에 담긴 베지밀은 연간 매출에서 11~2월 매출 비중이 40%일 만큼 초 성수기에 접어든다. 정식품 관계자는 “온장고 속 따뜻한 병 타입 베지밀은 온기가 오래 지속돼 추위를 녹여준다”고 말했다.
따뜻한 음료와 어울리는 파이류와 비스킷류 매출도 덩달아 따라온다. 오리온, 크라운해태, 롯데제과 등 제과업계가 매해 4분기 신제품을 내놓거나 기존 제품을 재구성해 출시하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A제과회사 관계자는 “올해도 제과 업체가 겨울 신제품 출시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다”며 “우리는 열량이 높은 초콜릿류에 집중하고 있다”고 말했다.
호빵 선두주자 SPC삼립도 이른 추위가 반갑기 그지없다. 호빵은 매해 9~10월 출시해 이듬해 3~4월까지 판매하는 겨울 식품이다. 올해는 추위가 당겨져 판매일 수가 늘기를 기대하고 있다. SPC삼립 관계자는 “겨울이 길면 호빵을 찾는 소비자가 많아지는 걸 체감한다”며 “이른 추위는 호빵 판매에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되레 찬바람이 불면 수요가 증가하는 찬음식도 눈이 간다. 대상 종가집의 동치미 등 물김치는 연중 판매량의 40%가 겨울에 일어난다. 전자레인지 조리가 가능한 냉동 식품도 이 시기 판매량이 늘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다만 겨울 식품 업계가 센 추위까지 반기는 것은 아니다. 식품사 관계자는 “지독하게 추우면 외출이나 바깥활동을 꺼리게 돼 소비가 줄어들어 효과가 반감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