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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을 진찰한 의사는 아동학대 의심 정황을 발견한 후 경찰에 신고했다. 아동학대처벌법은 의료인, 교사, 아동 관련 시설 종사자 등을 신고의무자로 규정하고 있다.
신고를 받은 경찰은 해당 아동의 집을 방문해 조사를 진행했다. 당시 가해 의심 부모는 조사에 나섰던 A경위에게 “왜 나를 조사하느냐”라고 따졌다. 이에 A경위는 “의료원에서 당신을 신고했다”라고 답했다. 이는 신고자가 의사임을 추측할 수 있는 발언이다.
가해 의심 부모는 의사에게 전화해 두 시간동안 폭언과 욕설을 했다. 12일 의협신문 보도에 따르면 의사는 순창경찰서 청문감사실에 민원을 넣었다. 하지만 “이해하고, 넘어가세요”라는 답변을 먼저 들었다고.
해당 의사는 “황당했지만, 위법한 행동이었다고 다시 항의했다. 그러자 ‘그럼 어떻게 해드릴까요?’라고 하더라. 거래하는 것도 아니고…내규에 따라 처리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말했다.
이어 “신변 보호 및 해당 경찰관에 대한 조사 및 문책이 이루어질 것으로 기대했지만 추후 문의한 결과, 해당 경찰관은 이렇다 할 조치 없이 파출소에 대한 교육만으로 이 사건이 마무리됐다고 했다. 신변보호 조치 역시 하루 한 번 정도 순찰을 더 오는 정도였고, 이마저도 처음 며칠만 진행됐을 뿐, 이후에는 경찰분들이 잘 보이지 않았다”라고 덧붙였다.
해당 사건이 논란이 되자 순창경찰서는 경찰서장 명의로 입장을 내고 “반드시 보호받아야 하는 아동학대 신고자의 신분이 어떤 경위로든 알려져 피해를 야기한 점에 대해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사과했다.
또한 순창경찰서는 A경위를 상대로 감찰 조사를 진행 중이다. 경찰 관계자는 “이 사안에 대한 세밀한 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며 “만약 사실로 드러날 경우 징계 등 관련 조치를 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누리꾼들은 신고자의 신분을 노출한 A경위의 행동이 부적절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이런 건 본보기라도 제대로 처벌해라. 이런 피해 계속 보면 누가 신고하겠냐”, “신고자만 억울하게 되는 거냐”, “경찰 믿고 신고한 건데 신고자는 무슨 죄?” 등의 반응을 보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