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건설협회, 대한전문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 건설 관련 22개 단체는 10일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공동기자회견을 열고 100억원 미만 공사에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는 것은 지역 중소·영세 건설업계를 벼랑 끝으로 내모는 일이라고 주장했다.
표준시장단가는 이미 수행한 공사의 종류별 시장거래가격 등을 토대로 산정한 가격이다. 지난 2015년 도입된 이후 예정가격 산정 기준에 따라 100억원 이상의 공사에만 적용해왔다. 그러나 최근 경기도가 100억원 미만 공사에도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하겠다고 밝히자 건설업계가 일제히 철회를 요구하며 집단 반발에 나선 것이다.
건설 관련 단체들은 표준시장단가가 100억원 이상 대형 공사 실행 내역을 기준으로 산정한 것인 만큼 100억원 미만 중소 규모 공사에 적용하는 것 자체가 갑질 행위라고 주장하고 있다.
표준시장단가는 표준품셈보다 18% 낮게 산정되고 ‘규모의 경제’가 발생하는 100억원 이상 대형 공사의 실행내역을 기준으로 산정됐기 때문에 단가가 상대적으로 낮다는 설명이다. 여기에 입찰제도로 13~20% 추가로 삭감되는 구조여서 원가에도 못 미치는 가격에 공사를 해야 하는 경우가 생긴다는 것이다.
조준현 대한건설협회 정책본부장은 “성남시가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한 결과 공사비가 예산을 모두 초과했고 일반관리비 이윤도 없어 무상 시공을 요구하는 것이나 다름 없었다”며 “종합공사의 경우 97%, 전문설비는 99%가 100억원 미만 공사여서 이번 경기도의 결정에 따른 영향이 종합이나 전문설비업체 뿐 아니라 하도급 업체, 장비업체, 근로자에까지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건설관련 22개 단체는 경기도의 100억원 미만 공사에 대한 표준시장단가 적용 확대 추진 철회, 경기도 지역건설산업 조례 개정 반대 등을 경기도 및 정책 당국에 강력히 요청하고 있다.
건설 관련 22개 단체는 2만2569개사가 서명한 ‘경기도의 100억원 미만 공사에 대한 표준시장단가 적용 추진 반대’ 탄원서를 경기도와 국회, 관계부처에 제출할 예정이다. 아울러 오는 16일 경기도청 앞에서 대규모 규탄대회를 열 예정이다.
유주현 대한건설단체총연합회장은 “이미 정부의 공사비 삭감 위주 정책 영향으로 공공공사를 주로 하는 중소업체는 10년간 약 30% 폐업했고 3분의 1이 적자를 면치 못하고 있는 실정”이라며 “표준시장단가를 적용할 경우 지역 중소업체의 연쇄부도는 물론, 지역경제 파탄과 실업자 양산 등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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