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영진 식약처장 "의약품·의료기기, 빠른 출시 도울 터"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융복합 기술을 적용한 바이오의약품, 의료기기는 각 전문가들이 모인 전담팀을 꾸려 심사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겠다”고 말했다.(사진=식품의약품안전처 제공)

[이데일리 강경훈 기자] “인허가 지연으로 바이오의약품·의료기기 출시가 늦어진다는 말을 듣지 않도록 신속히 심사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바이오의약품·의료기기에 첨단 ICT(정보통신기술) 등을 접목하는 융·복합 기술을 적용한 제품은 각 분야 전문가들이 모인 ‘협의심사 전담팀’을 구성해 심사에 걸리는 시간을 줄이겠습니다.”

류영진 식품의약품안전처장은 24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바이오의약품과 의료기기 업계 목소리를 적극 수용해 안전성만 확보할 경우 시장에 조속히 출시할 수 있도록 도울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식약처는 바이오의약품과 의료기기 등 제품 개발 초기단계부터 맞춤형 심사가 신속히 이뤄질 수 있도록 첨단바이오의약품법 제정을 추진 중이다. 이 법이 마련될 경우 세포치료제나 유전자치료제, 조직공학제제, 융복합제제 등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을 치료하는데 쓰이는 제품들은 각 개발 단계에 맞춰 신속히 심사가 이뤄지게 된다. 또 인공지능(AI)이나 3차원(3D) 프린팅 등 신기술을 적용하는 의료기기는 우선적으로 심사가 이뤄지도록 ‘첨단의료기기 개발 촉진 및 기술지원 등에 관한 특별법’ 제정도 추진한다. 류 처장은 “의료용 모바일 앱이나 인공지능 소프트웨어 등 업그레이드가 자주 일어나는 품목은 경미한 변경허가 사항은 제조사가 책임지고 관리할 수 있도록 네거티브 방식 변경허가제를 도입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류 처장은 바이오 분야에 대한 규제가 지나치다는 의견에 대해 “줄기세포치료제 등 분야에서 규제가 너무 까다롭다는 목소리가 나오긴 하지만 안전은 확실하게 챙긴다는 게 식약처의 자세”라며 “해외 선진기관들의 공식적인 기준에 맞춰 규제하는 것으로 절대로 업계 위에 군림하려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실제로 식약처 가이드라인은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인정받는 수준이다. 백신 분야의 경우 WHO가 국내 백신 공장에 대한 품질인증을 식약처가 자체적으로 진행한 실사보고서로 대신하기도 한다. 류 처장은 “WHO에서 실제 현장을 둘러보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실제로 업체는 6개월 정도 납품기간을 줄이는 효과가 있다”고 말했다. WHO 품질인증 기술지원 프로그램은 올해 바이오시밀러(생물학적 의약품 복제약) 업체로 확대할 예정이다. 이럴 경우 국내 업체들이 개발한 바이오시밀러가 WHO를 통해 저개발국에 지원되는 길이 열린다. 2016년부터 시작한 이 프로그램을 통해 지난해 22개 품목에 대한 WHO 실사가 면제됐고 올해에는 24개 품목으로 확대될 예정이다.

류 처장은 올해 중점적으로 추진할 정책에 대해 “어떤 정책이든 국민 안전을 최우선으로 생각할 것”이라며 “안전을 기본적으로 확실하게 챙긴 뒤 이를 바탕으로 소외계층 지원이나 업계 성장을 지원하는 방향으로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해 살충제 계란, 생리대 유해물질 파동을 겪으면서 ‘국민을 안심시키는 노력이 부족했다’는 내부적인 판단 때문이다. 류 처장은 “빅데이터를 활용해 독성 데이터베이스를 시스템화하고 위해 요인을 미리 파악해 선제적으로 대응하는 등 국민이 안전을 체감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이라며 “미국 식품의약국(FDA)처럼 식약처 발표내용을 국민이 믿고 안심할 수 있도록 신뢰도를 높이고 소통을 강화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