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데일리 성문재 기자] ‘투자의 귀재’ 워런 버핏이 미국 출판업계와 맺어온 40년간의 인연을 정리하면서 미국 지역 TV방송사를 또 인수했다.
버핏 소유 투자회사 버크셔해서웨이는 보유하고 있던 그레이엄홀딩스 지분 28% 대부분을 그레이엄홀딩스 산하 TV방송사, 현금, 그레이엄이 갖고 있던 버크셔해서웨이 지분과 맞교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1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그레이엄홀딩스는 미국 일간지 워싱턴포스트(WP)의 전(前) 주인이다.
양사간 거래 규모는 마이애미 지역 TV방송사 WPLG 가치 3억6400만달러, 현금 3억2800만달러, 버크셔해서웨이 지분 4억달러 어치 등 총 11억달러(약 1조1745억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평가된다.
이에 따라 버크셔의 그레이엄 지분은 170만주에서 10만주로 줄어들게 됐다.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겸 최고경영자(CEO) 버핏은 “두 회사 모두 이득을 볼 수 있는 거래라는 것을 확신한다”며 “그레이엄홀딩스 내에서 버크셔 입지는 크게 줄지만 그레이엄과 경영진에 대한 존경심은 줄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레이엄홀딩스 CEO인 도널드 그레이엄은 “워런 버핏과 맺어온 40년간의 협력은 우리 주주들에게 매우 좋았다”고 평가했다.
지난 1973년부터 그레이엄홀딩스 주식을 사들인 버핏은 그레이엄 이사회 일원으로 활동했고 이 인연으로 WP 회장을 지냈던 고(故) 캐서린 그레이엄과도 절친으로 지냈다. 도널드 그레이엄 모친인 캐서린 그레이엄은 지난 1991년 은퇴하기 전까지 약 30년간 그레이엄홀딩스를 이끌었다.
지난 몇년간 매출 침체로 경영난을 겪어온 WP는 지난해 여름 2억5000만달러에 제프 베조스 아마존닷컴 창업자 손으로 넘어갔다.
그레이엄은 WP 매각 후에도 카플란 교육 그룹과 6개의 미국 지역 TV방송사, 케이블 사업자, 온라인뉴스 사이트, 소셜마케팅회사 등 여러가지 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그레이엄 산하 TV 방송 분야 매출은 지난해 3억7460만달러로 전년대비 6% 감소했다.
FT는 버핏이 인쇄 사업에서 TV 사업까지 자신의 미디어 제국을 확장하고 있다고 전했다. 버핏은 최근 몇년간 미국 지역신문사 수십곳을 인수했으며 대도시 신문사는 인수 후보에서 배제했다. 그는 “똘똘 뭉친 지역사회에 종합적이고 신뢰할 수 있는 정보를 제공하고 실용적인 인터넷 전략을 취하는 것이 보다 장기적으로 성공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FT는 또 버핏이 지역 TV방송사를 인수해 어려운 과제를 안게 됐다고 지적했다. 리서치기업 보렐어소시에이츠에 따르면 지역 TV 광고 매출은 지난 10년간 새로운 디지털 기반 경쟁매체들이 등장하고 시청자 수가 줄면서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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