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리조트붕괴 영상복구…사고순간 13초 담겨

연합뉴스 기자I 2014.02.20 17:20:15
(경주·부산=연합뉴스) 지난 17일 밤 경북 경주에서 발생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 붕괴사고와 관련해 경찰 수사가 일부 진전하고 있다.

유족 보상도 상당 부분 마무리되면서 장례 절차가 시작됐다.

마우나오션리조트 안전사고 수사본부는 20일 경주경찰서에서 수사브리핑을 열고 붕괴사고 장면을 찍은 1시간 분량의 동영상을 복구하는 데 성공했다고 밝혔다.

영상은 사고가 발생한 지난 17일 이벤트 업체 직원이 체육관 중앙 부분에 영상 카메라를 설치해 신입생 환영회 무대상황 전반을 찍은 것이다.

영상 초반엔 무대 위에 있던 남학생들이 무대 밑으로 뛰어들어 마음에 드는 여학생을 데리고 되올라가는 ‘커플 게임’을 하는 모습이 나온다.

그러다가 오후 9시 5분께 무대 뒤편쪽 지붕에서 ‘쩍쩍’하는 소리가 들리고 사회자가 위를 쳐다보는 순간 지붕의 왼쪽과 오른쪽이 ‘V’자 형태로 동시에 붕괴된다.

이 순간 학생들은 무대 맞은편 출입문과 오른쪽 벽면에 난 또다른 출입문 등을 향해 흩어지고 13초 만에 영상은 검은색 화면으로 바뀐 채 학생들 비명만 들린다.

경찰 관계자는 “사고 50분 전부터 붕괴 조짐이 있었다는 일부 진술은 동영상과는 전혀 다른 내용”이라며 “사고가 일어나기 전까지 학생들은 평온한 상태로 환영회를 즐겼다”고 말했다.

경찰은 유족 입장이나 수사가 진행 중인 상황 등을 고려해 영상을 비공개할 방침이며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감식을 의뢰하기로 했다.

경찰은 현재 리조트와 이벤트업체 관계자를 상대로 업무상과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 건물 인·허가 서류와 설계도면 등을 바탕으로 부실공사 여부에 대해 분석 작업을 벌이고 있다.

특히 리조트 측이 붕괴사고 4일 전에 경주시로부터의 “눈을 치워달라”는 요청을 묵살한 사실에도 주목하고 있다.

경주시 문화관광과 관광개발계 김경화 주무관은 “폭설로 비상이 걸려 리조트 측에 전화로 ‘눈이 많이 오니 치워달라. 각별히 신경 써달라’고 요구했다”며 “관련 공문은 보내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리조트 측은 경찰조사에서 “체육관 지붕 등의 눈을 치우지 못했다”고 진술해 경주시의 요청을 무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경찰은 특히 시설안전관리 등을 담당하는 리조트 직원이 현장에 단 1명도 없었던 점도 캐묻고 있다.

리조트 레저사업소의 직원 10명은 기계·전기통신·시설안전관리 등을 맡고 있다.

이와 별도로 신입생환영회 참사 사상자가 발생한 부산외대는 유족과의 합의를 대부분 마무리 짓고 21일 합동영결식을 치르기로 했다.

부산외대 사고대책본부는 사망 학생 9명의 유족 중 8명과 보상·장례 절차 등에 대해 최종 합의했다.

학교는 20일 첫 영결식을 치른 고 박주현(18·여·비즈니스일본어과 신입생)양의 가족과도 남은 보상협의를 이어갈 예정이다.

애초 21일과 26일로 예정됐던 부산외대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입학식과 학위수여식은 장례식 관계로 각각 26일과 27일로 연기됐다.

부산외대 행사에 프리랜서로 이벤트회사 촬영 아르바이트를 맡았다가 사고로 숨진 최정운(43)씨의 유족도 이날 코오롱 측과 보상에 합의하고 21일 오전 7시 20분 부산 좋은강안병원에서 장례를 치르기로 했다.

부산외대는 신입생 환영회 참사로 정신적·심리적 후유증 등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PTSD)를 호소하는 학생을 위해 심리상담센터를 강화하는 등 치료에 본격 나서고 있다.

이번 사고 부상자 109명 중 20일 현재 입원 치료 중인 학생은 27명이며 하반신을 심하게 다친 장모(19)양과 두개골 골절상을 입은 김모(19)군 등 3명은 중상이다

경북도는 붕괴된 마우나오션리조트 체육관과 같은 방식인 PEB공법(샌드위치 패널을 이용한 공법) 등 빔을 이용한 연면적 1천㎡ 이상의 경량철골 및 일반철골구조물 8천437개에 대한 긴급 점검에 들어갔다.

경주 마우나리조트 붕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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