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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씨는 이날 오전 7시 17분쯤 금천구 시흥동의 상가 지하주차장에서 피해자를 흉기로 찌른 뒤 피해자를 렌터카에 태워 도주했다. 당시 피해자를 차에 태우는 과정에서 목격자가 2명 있었던 것으로 확인됐지만 실제 신고는 약 3시간이 지난 오전 10시 40분 접수된 것으로 나타났다.
“핏자국이 있다”는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폐쇄회로(CC)TV 등을 확인한 결과 이미 오전 9시쯤 A씨가 경기 파주시로 이동했단 사실을 파악했다. A씨를 추적한 경찰은 오후 3시 30분쯤 A씨의 지인 주거지 인근 공터에서 도주 차량을 발견하고 현행범 체포했다. 피해자는 차량 뒷좌석에서 사망한 채 발견됐다.
A씨는 피해자와 혼인신고를 하지 않고 피해자의 집에서 동거하던 사이로, 이날 오전 자신을 데이트폭력으로 신고하자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5시 37분쯤 폭력 신고를 접수한 경찰은 인근 지구대로 임의동행한 뒤 피해자의 요청에 따라 주거지 순찰 등을 등록하고 귀가조치했다. 집으로 돌아간 A씨는 피해자의 집에서 흉기를 들고 찾아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나타났다.
이날 오후 서울 금천경찰서로 압송된 A씨는 혈흔이 묻은 하늘색 티셔츠를 입고 모습을 드러냈다. 그는 “데이트폭력 신고 때문에 범행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맞아요”라고 답했고, “피해자에게 할 말이 있나”라고 묻자 “미안하다”고 했다. “왜 범행을 했는지”, “살인 혐의를 인정하는지” 묻는 말엔 답하지 않았다.
경찰은 피해자의 정확한 사인을 밝히기 위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에 부검을 의뢰하고, A씨의 구속영장을 오는 27일 신청할 방침이다. 경찰 관계자는 “가정폭력, 아동학대 등과 달리 데이트폭력은 접근금지를 할 수 있는 법적 근거가 없다”며 “야간조사를 통해 정확한 살인 동기 등을 확인할 예정”이라고 밝혔다.